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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해=스포츠조선 김영록 기자]"마음 같아선 은퇴식도 안하고 싶다. 다만 다른 지역 팬들과 만날 기회가 있으면 좋겠다."
선배 이승엽처럼 10개 구단 팬들의 박수를 받는 '은퇴 투어'를 계획할만한 선수다. 이대호 본인의 생각은 어떨까.
12일 김해의 롯데 스프링캠프에서 만난 이대호의 속내는 달랐다. 그는 "은퇴식도 하고 싶지 않다"고 했다. 다만 뜻밖의 '사인 투어'를 제안했다.
앞서 박용택의 마지막 사직구장 방문 때 직접 꽃다발을 건넨 선수가 바로 이대호였다. 이대호는 "후배들 입장에선 선배들이 더 뛰는 게 보고 싶다. 한팀에 15년, 20년 있다는 자체가 그 선수를 필요로 해서 아니겠나"라며 "그 선수를 응원하는 팬이 한 지역에만 있는 것도 아니고. 있으면 좋다고 본다. 다만 해주냐 안해주냐 논란이 있는 건 좀 그렇다"고 조심스럽게 답했다.
이어 "사실 감성이 풍부해서 잘 운다. 한 3년전부터 선배들, 또 (정)근우 (김)태균이 은퇴할 때 다 울었다. '와 나도 저렇게 편지 읽을 수 있을까?' 그런 생각 많이 했다. 눈물 엄청 날 거 같은데. 축하한다기보단 아쉽다. 하지만 마음의 짐을 내려놓고 편해지는 건 좋은 거 같다. 태균이 야구 그만두고 방송하니까 마음이 참 편해보인다."
베이징올림픽 금메달, WBC 결승 진출, 타격 7관왕, 꿈꿔왔던 메이저리그 시애틀 매리너스에서의 1년, 이대호에게 가장 강렬하게 기억된 순간은 언제일까. 이대호는 제리 로이스터 전 감독의 이름을 꺼냈다.
"로이스터 감독님 계실 때 우리팀이 가장 그립다. 매년 4강에도 들고, 야구 참 즐겁게 했다. 야구장 가는게 좋았고, 시합도 재미있었다. 정말 거침없는 시기였다. 그 3년의 시간이 내겐 가장 소중하다. 그때처럼 2만명, 3만명 사직구장 꽉 채운 팬들 앞에서 같이 스트레스 풀고 싶다. 그 시절이 정말 그립다."
김해=김영록기자 lunarfly@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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