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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학교 때 야구 잘하던 형이 은퇴라니"…와닿은 세월, 1년이 절실해졌다 [SC 인터뷰]

이종서 기자

기사입력 2022-02-10 00:07 | 최종수정 2022-02-11 09:00


유희관과 박세혁(왼쪽부터). 스포츠조선DB

[스포츠조선 이종서 기자] 대학 시절 한 경기에서 보던 선배의 은퇴 소식. 흘러간 시간은 더욱 피부로 와닿았다.

두산 베어스 포수 박세혁(32)은 2022년 시즌을 앞두고 남다른 의미가 있던 동료와 이별을 했다.

데뷔 첫 승과 100승을 함께 일궈냈던 '느림의 미학' 좌완 투수 유희관이 프로 데뷔 13년만에 현역 생활에 마침표를 찍었다.

유희관은 2009년 신인 드래프트 2차 6라운드(전체 42순위)로 두산에 입단해 상무 전역 후인 2013년부터 본격적으로 선발 투수로 자리를 잡았다. 2013년 10승을 시작으로 2020년까지 8년 연속 두 자릿 수 승리를 거두면서 통산 101승을 기록했다. 두산 좌완투수 최초 100승이자, 최다승이다.

박세혁과 인연은 남다르다. 2013년 5월 4일 잠실 LG 트윈스전에서 외국인투수 더스틴 니퍼트가 부상으로 빠지면서 유희관이 대체 선발로 나서게 됐다. 데뷔 첫 선발 등판.

당시 포수가 2년 차 박세혁이었다. 둘은 5⅔이닝 무실점을 합작했고, 유희관은 프로 데뷔 승리를 품었다.

꾸준히 승리를 쌓던 유희관은 99승에서 '아홉수'에 걸렸다. 지난해 5월 9일 KIA전에서 6이닝 무실점으로 99번째 승리를 거둔 뒤 5경기 연속 승리가 불발됐다.

유희관이 마침내 100번째 승리를 채운 건 4개월 뒤. 9월 19일 키움 히어로즈전에서 6이닝 무실점으로 호투했고, 결국 자신의 100번째 승리와 입맞춤했다. 함께 한 포수는 박세혁이었다.


유희관은 가장 기억에 남는 순간으로 첫 승을 꼽았다. 첫 승이 있기에 100번째 승리도 있었다는 뜻이었다.

선배의 시작과 끝을 함께 하면서 박세혁의 마음도 복잡했다.

박세혁의 기억은 대학시절로 올라갔다. 박세혁은 신일고를 졸업한 뒤 고려대로 진학했다. 장충고를 졸업한 유희관은 중앙대 졸업반이었다. 박세혁은 "(유)희관이 형은 내가 대학교 1학년 때 4학년이었다. 항상 우리와 할 때 잘 던졌던 선수"라며 "100승을 해내고 은퇴를 하는 것을 보니 세월이 흘러가는구나를 느꼈다"고 이야기했다.

박세혁은 이어 "나 또한 야구 인생을 길게 보면서도 한 해 한 해 열심히 해야겠다고 생각했다"고 강조했다.

시간이 흐른 만큼, 박세혁도 베테랑이 됐다. 2022년 시즌을 마치면 FA 자격도 얻는다. 박세혁은 "막연하게 꿈꿨던 순간이 현실이 됐다"라며 "조급해하지 않고 편안하게 생각하면서 준비를 잘하겠다. 그러면 좋은 결과가 있을 거 같다"고 각오를 밝혔다.
이종서 기자 bellstop@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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