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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전문'을 아시나요?" 2번의 이적→흔들리는 30세. 문경찬은 외롭지 않다 [인터뷰]

김영록 기자

기사입력 2022-02-08 13:18 | 최종수정 2022-02-08 13:51


롯데 문경찬. 김영록 기자

[스포츠조선 김영록 기자]박준표-전상현과 함께 KIA 타이거즈 뒷문을 책임지던 시절로 돌아갈 수 있을까.

문경찬은 KIA 시절 소속팀에 대한 애착이 큰 선수로 유명했다. 하지만 2020시즌 도중 NC 다이노스로 트레이드됐고, 올해 FA 손아섭의 보상선수로 롯데 유니폼을 입게 됐다. 2년 사이 2차례 이적이다.

올해로 프로 8년차, 나이도 앞글자가 '3'으로 바뀌었다. 어느덧 중견 선수라는 수식어가 어색하지 않다. 시즌에 임하는 각오와 속내가 남다를 수밖에 없다.

다행히 롯데는 그를 따뜻하게 맞이했다. KIA 시절부터 가까웠던 안치홍이 있고, 상무 선임이자 전 팀동료 강윤구, 상무 동기 구승민, 친구 김재유 등도 그의 적응을 도왔다.

1월부터 상동연습장에 내려와 강윤구와 함께 땀을 흘렸다. 신인 캠프에 참여한 어린 선수들을 바라보며 부활 의지를 다졌다. '박전문' 시절 이야기를 꺼내자, 다소 지쳐보였던 이적 직후와는 다른 힘있는 대답이 돌아왔다. 특히 포수 강태율에게 "먼저 와서 인사도 해주고, 나랑 윤구형 공을 받아주는 역할을 자처해줘서 고맙다"며 특별한 감사를 전했다.


'박전문' 트리오가 찬란하게 빛났던 2019년의 문경찬. 스포츠조선DB
"지금 생각하면 정말 겁없이 던지던 시절이 있었다. NC에선 내 눈만 높아서 욕심이 과했다. 마음이 급했다. 다시 그때로 돌아가기 위해 열심히 노력하고 있다. 상동에도 그새 정이 많이 들었다. 마음이 편해졌다."

문경찬의 2019년은 찬란했다. '박전문' 트리오로 불리며 1승2패24세이브 평균자책점 1.31로 KIA의 뒷문을 책임졌다. 당시 문경찬은 볼 없이 스트라이크만 던진다며 '스트라이커'라는 별명으로도 불렸다.

하지만 이듬해 부진에 빠졌고, 뒷문 보강에 나선 NC로 이적했지만 터닝포인트가 되지 못했다. 문경찬 외에 박-전도 거듭된 부상에 시달리는 등 그때만큼의 위력을 뽐내지 못하고 있다.


투수 수비훈련 중인 문경찬. 사진제공=롯데 자이언츠

문경찬은 "사실 내가 공이 느린 편인데, 치나 못 치나 해보자는 마음으로 팍팍 꽂았다. 동료들도 '무슨 깡으로 그렇게 던지냐?' 그랬던 기억이 난다. 배짱이 좋았다. 그걸 한동안 잊고 살았다"며 아쉬워했다. "생각해보면 160㎞ 던지는 폼으로 140㎞ 직구가 들어오니 타자들도 헷갈렸던 것 같다"며 웃은 문경찬은 롯데 마무리 김원중을 언급하며 "많이 보고 배우겠다"고 강조했다.

올시즌 목표는 확실한 중간다리 역할을 해내는 것. 롯데 구단은 넓어지는 사직 외야에 발맞춰 '뜬공투수'인 문경찬을 영입했다. 아직 보직이 정해진 건 아니지만, 지난해 김진욱과 김도규처럼 5~6회 연결고리 역할이 유력하다. 문경찬은 "확실하게 1~2이닝을 책임지는 투수가 되고 싶다"고 강조했다.

"과거는 잊고 일어서겠다. 한마디 말보다 결과로 말하려고 한다. 프로가 그래서 멋있는 거 아닌가. 날 선택해준 롯데에 감사한다. 기대에 보답하겠다."


김영록 기자 lunarfly@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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