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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치홍 고마워!…'4人 300억원' 비FA도 열린 '대박의 길' [SC 포커스]

이종서 기자

기사입력 2022-02-05 22:36 | 최종수정 2022-02-06 21:20


구자욱. 사진제공=삼성 라이온즈

[스포츠조선 이종서 기자] 안치홍(32·롯데 자이언츠)이 되찾아온 '선수의 권리'는 KBO리그 계약 문화를 완벽하게 바꿨다.

지난해 7월.KBO는 '다년 계약이 가능하다'는 유권 해석을 했다.

2003년 공정거래위원회로부터 다년 계약을 허용하도록 시정 명령을 받아 규약에 적용했지만, 확실하게 명문화되지 않았다.

2019년 시즌 종료 후 FA 자격을 얻은 안치홍은 롯데 자이언츠와 2+2년 총액 56억원에 계약했다. 첫 2년을 마친 뒤 2년에 대해서는 구단과 선수 모두 계약을 해지할 수 있는 권리를 가지도록 했다. 계약을 하지 않을 경우 롯데에서 보류권을 포기하고 바이아웃 금액 1억원을 지급한 뒤 '자유계약선수'로 공시하도록 했다.

당시 KBO는 '안치홍의 경우 2년 뒤 시장에 나올 경우 FA가 아니기 때문에 다년 계약이 불가능하다'고 밝혔다. 단년 혹은 다년이 가능하다는 조항이 명시되지 않아 '단년'으로 유권 해석을 한 것.

안치홍 측은 이 부분에 대해 법적 검토를 요청했고, '다년 계약이 가능하다'는 법원 판단이 내려졌다.

안치홍은 롯데와 2년 연장 계약을 하면서 다년계약의 수혜자가 되지는 않았다. 하지만 안치홍의 결정은 KBO리그에도 변화의 바람을 불기 시작했다.

구단들은 프랜차이즈 스타의 다년 계약 검토에 들어갔다. 첫 테이프는 SSG 랜더스가 끊었다.


지난해 팔꿈치 수술로 재활을 하고 있던 박종훈과 문승원에게 각각 5년 65억원, 5년 55억원의 다년 계약을 안겼다. 이후 외야수 한유섬에게는 5년 총액 60억원에 다년 계약을 완료했다.

초대형 계약도 탄생했다. 지난 3일 삼성은 '예비 FA' 구자욱과 5년 총액 120억원에 계약했다고 발표했다.

3할 타율에 두 자릿 수 홈런이 보장된 구자욱은 2023시즌 FA 시장 최대어로 평가받았다. 삼성으로서는 긴 줄다리기 없이 구자욱을 잡으면서 프랜차이즈 스타를 또 한 명 보유할 수 있게 됐다.

다년 계약 허용 소식이 전해진 직후 일부에서는 "군 문제를 비롯해 선수 기량 예측이 힘든 만큼 쉽사리 이뤄지지 않을 것"이라는 시선도 있었다.

메이저리그에서 다년 계약 사례는 흔하다. 샌디에이고 파드리스는 페르난도 타티스 주니어와 14년 계약을, 탬파베이는 1년 차를 마친 완더 프랑코에게 12년 계약을 안겼다.

KBO에서는 5년으로 첫 발을 내디뎠다. 다년 계약을 한 선수 4명 모두 예비 FA로 FA 자격 취득까지 걸리는 1년, 재취득까지 걸리는 4년이 합쳐진 기간이다.

아직은 예비 FA를 잡는 수단에 그쳤지만, KBO리그에도 메이저리그 못지 않은 장기 계약 씨앗은 충분히 뿌려지기 시작했다.
이종서 기자 bellstop@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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