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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조선 김영록 기자]"최고의 포수가 되기 위한 조건? 일단 '앉는 자세'부터 바꿔야한다."
최 코치는 MLB닷컴과의 인터뷰에서 미네소타행을 결심한 가장 큰 이유에 대해 "서로가 활발하게 아이디어를 주고받는 구단 수뇌부의 모습이 인상적이었다"고 설명했다. 이어 자신이 생각하는 좋은 포수의 조건에 대해 "경기내 존재감이 적을수록 좋은 선수"라는 소신도 밝혔다.
에이스가 이렇다할 위기 없이 빠르게 매 이닝을 마무리하는 경기를 떠올리면 쉽게 이해할 수 있다. 포수의 능력이 탁월할수록 투수가 구사할 수 있는 변화구의 폭과 종류도 다양해지기 마련. 어려운 폭투도 쉽게 잡아내고, 경기 내내 마운드에 올라가는 일 없이 투수를 잘 이끌면 포수보다는 투수에게 주목이 쏠리기 마련이다.
안방마님을 잃어버린 롯데에서 최 코치의 책임감은 막중했다. 그는 김준태 정보근 지시완 강태율 안중열 손성빈 등 롯데 포수진에게 세밀한 지도를 통해 안정감을 부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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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초 스프링캠프에서의 인터뷰가 첫 만남이었다. 이후 최 코치가 래리 서튼 현 롯데 감독의 수석 코치 역할을 맡은 데 이어 사령탑이 코로나19 밀접 접촉 이슈로 자리를 비웠을 땐 감독 대행까지 수행함에 따라 그의 '포수론'을 들어볼 기회가 자주 있었다.
최 코치는 "앉아있는 기본 자세가 가장 중요하다. 포수 자신의 집중력이 흩어지지 않게, 투수가 봤을 때 흔들림 없이, 안정감 있게 앉아있는 자세에서 모든 것이 시작된다"고 설명했다. 기본 자세가 좋아야 움직임을 최소화하며 타자를 흔들어놓을 수 있고, 팝업 동작(공을 옮겨쥐고 2루에 송구를 준비하는 것)도 신속하게 할 수 있다는 설명. 때문에 롯데 포수들은 최 코치 부임 이후 달라진 점을 묻자 "앉아있는 자세, 공을 잡을 때의 손모양 같은 포수의 기초부터 다시 시작했다"고 입을 모았다.
흔히 야구인들은 좋은 포수의 조건으로 볼배합과 2루 송구 등을 꼽는다. 하지만 최 코치의 의견은 조금 달랐다. 그는 "포수의 볼배합은 투수에게 맞춰가는 것이다. 모든 투수가 그 상황에 맞는 가장 좋은 구종을 포수가 요구하는 곳에 던져줄 순 없다"며 그 한계성을 지적했다.
특히 그간 롯데 포수들의 약점으로 지적됐던 폭투 개수에 대한 생각도 달랐다. 롯데는 2019년 103개로 폭투 1위였다. 2020년에는 62개로 6위였지만, 2021년에는 다시 102개로 1위가 됐다.
하지만 최 코치는 폭투를 위한 주자 진루를 막기 위해서는 포수들의 블로킹도 중요하지만, 결국 투수들이 잘 던져야한다고 강조했다. 롯데 투수들의 주요 구종이 포크볼과 커브 등 폭투가 많이 나오는 구종인 점도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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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 그는 생애 첫 빅리그 코치로서의 삶을 살아가게 된다. 롯데는 12일 '최현 코치 대신 메이저리그에서 799경기를 뛴 제럴드 레이어드를 새로운 배터리 코치로 영입했다'고 밝혔다.
"처음 내가 롯데에 왔을 때, 우리 포수들은 다들 어려서 그런지 투수에게 좀처럼 먼저 말을 걸지 못했다. 그런 상황 자체를 두려워하는 분위기도 있었다. 포수가 그러면 안된다. 야구의 중심은 투수지만, 필드의 리더는 포수다. 포수가 자신감이나 리더십이 부족하면, 투수가 불안해한다. 그럼 경기를 그르치게 된다. 포수는 여러명의 투수를 상대해야한다. 상대가 누구든, 적극적으로 자유롭게 다가갈 수 있어야 한다."
김영록 기자 lunarfly@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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