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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조선 김영록 기자]"고형욱 단장이 직접 만나 확인했다. 우리가 아는 20대 초반의 '악동'과는 전혀 다른 선수다."
거듭된 인성 논란으로 빅리그에서 모습을 감춘 지 2시즌이 지났다. 실력에 다소 의문이 있을 수 있지만, 도미니카공화국과 멕시코에서 꾸준히 경기에 나선 만큼 실전감각에는 문제가 없을 전망이다. MLB 통산 132홈런 OPS(출루율+장타율) 0.823을 기록한 장타력, 빅리그 주자들을 상대로도 거침없이 꽂아대던 레이저빔 송구를 감안하면 강렬한 툴은 말할 것도 없다.
하지만 실력보다 더 걱정스러운 게 푸이그의 인성 논란이다. 끝내기 홈런을 때린 뒤 슬라이딩 세리머니를 하거나, 심판의 볼넷 콜이 나오기도 전에 1루로 달려다가는 등 불필요한 도발 행위로 신인 시절부터 논란이 됐다. 삼진을 당한 뒤 더그아웃에서 물병을 집어던지고, 배트를 내려치는 행위도 문제가 됐다.
FA가 된 2020시즌에는 코로나19 감염 등이 악재가 겹쳐 결국 MLB 팀과의 계약에 2년 연속 실패했다. 그 사이 도미니카 윈터리그와 멕시칸리그에서 뛰었다. "이젠 코치들의 말을 들을 준비가 됐다"는 발언까지 해가며 빅리그서 직장을 얻고자 노력했지만, 여의치 않자 이제 KBO리그 도전을 통해 스스로의 가치를 입증하기로 결심했다.
일단 키움은 멕시코리그에서 보여준 푸이그의 기량에 긍정적인 평가를 내렸다. 올해 푸이그는 타율 0.312, 홈런 10개, OPS 0.926을 기록하며 수비상도 수상했다. 멕시코리그가 지난해 키움이 대실패한 에디슨 러셀이 OPS 0.900을 찍은 리그라는 점이 불안할 지언정, 키움 관계자는 푸이그의 현 상태를 자세하게 관찰했다고 말한다.
푸이그의 인성에도 자신감을 표했다. 고형욱 단장은 "기량이 워낙 뛰어나고, 몇차례 직접 대화를 나눈 결과 가정에 충실하고 인격적으로 많이 성숙해졌다는 느낌을 받았다"고 설명했다. 20대 초반 시절의 푸이그와 지금의 푸이그는 완전히 다른 선수라는 걸 고 단장이 직접 확인했다는 설명이다.
특히 푸이그는 빅리그 재도전 의지가 강해 동기부여도 확실하고, 키움 선수단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거라는 기대도 내비쳤다. 설마설마했던 푸이그를 진짜로 영입한 키움의 자신감은 여기에 있었다.
푸이그는 비자발급 등 행정절차를 마친 뒤 2022 스프링캠프에 맞춰 입국할 예정이다.
김영록 기자 lunarfly@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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