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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조선 김영록 기자]메이저리그(MLB)의 흑인 차별에 맞서싸운 남자, 행크 애런을 향한 추모가 일본에서도 이어지고 있다.
하지만 두 사람은 선수로, 또 양국의 야구 레전드로서 꾸준히 교분을 나누며 서로를 존중했다. 일본 매체 스포츠호치에 따르면 애런은 1974년 미일 야구 교류차 일본을 방문했을 당시 열렬한 환영을 받자 "난 미국보다 일본에서 더 영웅으로 대접받는 것 같다"는 속내를 밝히는가 하면, '플라밍고(홍학) 타법'으로 유명한 오사다하루에게 홍학 인형을 선물했다. 또 오사다하루가 1977년 통산 756호 홈런을 터뜨렸을 때는 직접 축하 인사를 전했다.
은퇴 후에도 인연은 계속됐다. 두 사람은 1990년 LA에서 열린 세계 어린이야구 박람회를 시작으로 의기투합, 1992년 비영리단체인 세계어린이야구재단(WCBF)을 설립했다. 지역 스포츠에 머물러있던 야구의 세계적인 저변 확대를 위해 미일 홈런왕이 힘을 합친 것. WCBF 홈페이지에는 "행크 애런과 오사다하루는 야구가 전세계 어린이들이 우정을 쌓고, 국경없는 세상을 만드는데 도움이 되길 원했다"고 소개되어있다. 2015년 8월 일본을 방문한 애런과 만난 오사다하루는 "홈런으로 맺어진 우리의 우정이 계속되고 있다. 서로에게 특별한 존재"라며 기뻐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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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PB 최다안타(3085개)를 때린 장훈 역시 애런의 추모에 동참했다. 장훈은 일본 TBS라디오 '선데이모닝'에 출연한 자리에서 "MLB 역사상 오른손 타자 3명을 꼽으라면 애런과 윌리 메이스, 프랭크 로빈슨이다. 체력은 물론 장타를 치는 힘이 대단했다"이라고 찬사를 보냈다. 이어 "MLB의 흑인에 대한 뿌리깊은 차별에 맞선 '조용한 영웅'이다. 루스의 홈런 기록을 넘어설 당시 굉장한 협박을 받았지만 굴하지 않았다"고 덧붙였다.
김영록 기자 lunarfly@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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