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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절친 임찬규가 지켜준 야구의 꿈, 한화는 운명" 송윤준의 다짐

김영록 기자

기사입력 2021-01-14 11:17 | 최종수정 2021-01-14 18:11


한화 송윤준. 허상욱 기자 wook@sportschosun.com

[스포츠조선 김영록 기자]"임찬규(LG 트윈스)와 절친이다. 한화 이글스 입단이 결정됐을 때 격렬하게, 나보다 더 기뻐해준 친구다."

송윤준에게 한화는 운명 같은 팀이다. 2013년 9월 25일, 프로 데뷔전 상대가 바로 한화였다. 한화 입단 전 유일한 KBO리그 1군 등판 경기다. 그는 "너무 떨렸다. 1실점 하고 내려온 기억이 난다"며 웃었다.

어느덧 프로 10년차 투수가 됐다. 2011년 2차 4라운드로 LG에 입단했다. 퓨처스 올스타전에 한차례 출전하기도 했지만, 눈에 띄는 성적을 남기지 못한채 2017시즌 후 방출됐다. 독립리그 파주 챌린저스에서 2년간 몸을 가다듬었고, 2020시즌을 앞두고 한화의 부름을 받았다.

감격의 1군 복귀전. 지난해 5월 28일, 한화 유니폼을 입고 치른 첫 경기 상대는 공교롭게도 LG였다. 1이닝 무실점의 상쾌한 새 출발. 그는 "드디어 1군으로 돌아왔구나 싶어 감회가 남달랐다"고 회상했다.

지난해 송윤준은 26경기에 등판, 23이닝 평균자책점 4.30을 기록하며 왼손이 귀한 한화의 불펜 한 자리를 꿰찼다. 7월과 10월에는 각각 8경기 무실점으로 쾌투했지만, 8월에는 7경기 6이닝 8실점으로 부진하는 등 기복도 있었다. 송윤준은 "1군 첫 해다보니 힘이 달리는 부분이 있었다"며 아쉬움을 드러냈다. 그는 시즌이 끝난 뒤 파주 챌린저스 훈련장에서 몸 만들기에 전념하고 있다.


LG 시절 송윤준의 데뷔전. 상대는 한화였다. 허상욱 기자 wook@sportschosun.com
"감사하고 행복한 한 해였다. 이렇게 오래 1군에 머무른 건 처음이다. 작년엔 1경기, 1이닝 던지는게 목표였다면 올해는 팀에 더 도움이 되고 싶다. 그러려면 올해도 스프링캠프부터 전력질주해서 코치님들의 눈에 띄어야한다."

올해 만 29세. 적지 않은 나이다. 파주 챌린저스 첫 해에는 '빨리 프로 무대로 돌어가야지'라는 생각밖에 없었다. 하지만 2년차가 되니 현실이 눈앞으로 닥쳐왔다. 송윤준은 2019년을 마지막 도전의 해로 준비했다. 이희성(독립구단 출신 프로선수 1호), 임찬규 등 LG 시절 인연들이 힘이 됐다. 임찬규와는 드래프트 동기이자 둘도 없는 절친이다.

"2년 동안 수입이 없으니까(쉽지 않았다). (이)희성이 형이 아무 조건 없이 레슨장을 빌려주고, 같이 훈련해준 덕분에 프로에 다시 올수 있었다. 글러브가 찢어졌을 때는 (임)찬규가 새 글러브를 선물해줬다. 힘내라고 고기도 여러번 사주고, 10월에 한화 입단이 결정됐을 때는 나보다 먼저 울었다. '됐다, 가서 하고 싶었던 야구 맘껏 해라'고 말해주더라. 지난 시즌 잠실 원정 때 건너편의 찬규 얼굴을 보는데, 정말 기분이 남달랐다."


절친 임찬규(오른쪽)와 함께 한 송윤준. 사진=송윤준 SNS

지난해 한화에서 함께 뛰게 된 윤대경과는 파란만장한 야구 인생을 겪었다는 점에서 유대감이 있다. 송윤준은 "어렵게 프로로 돌아온 '야구 미생'들 아니겠나. 서로 '잘하자'고 격려하는 사이"라며 웃었다. 윤대경 외에 '한화 핵인싸' 김진영을 비롯해 김종수 박상원 김민우 등 또래 선수들과 두루 친하다. 파주 챌린저스 동기(3기)인 김동진(삼성 라이온즈)에겐 "고생 많이 한 친구다. 프로에서 잘했으면 좋겠다"고 축복했다.

송윤준의 휴대폰 컬러링은 '쇼미더머니9'의 히트곡 'VVS'다. 그는 "힙합을 좋아한다"며 멋적게 웃었지만, '보여줘야겠어. 다할게 최선. 내 삶은 빛나 VVS. 보란듯 나와 TV에'라는 'VVS'의 가사는 그의 지난 야구인생과도 맥이 닿는다.

한화는 카를로스 수베로 감독을 비롯해 외국인 코치진을 4명이나 영입하며 새 시즌을 준비하고 있다. 송윤준은 "난 영어보다는 일단 야구를 잘해야되는 사람이다. 하루하루 열심히 뛸 뿐"이라며 각오를 다졌다.

"날 응원해준 사람들에게 야구장에서 뛰는 모습을 보여줄 수 있어 뿌듯한 1년이었다. 올해는 수훈 인터뷰를 해보고 싶다. 아버지 소원이다. 열심히 하다보면 한번쯤 기회가 오지 않을까."


김영록 기자 lunarfly@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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