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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조선 권인하 기자]투수와 타자의 역할이 확실히 나뉜 현대 야구에 큰 파문을 일으킨 오타니 쇼헤이의 '이도류' 열풍이 어느새 잠잠해졌다. 처음 빠른 공을 던지면서도 타자로 홈런도 치던 오타니에 환호하던 팬들과 언론은 이제 그가 투수와 타자 중 하나만 해야한다는 의견을 앞다퉈 내고 있다. 하지만 오타니는 2021년에도 이도류를 하겠다는 뜻을 굽히지 않고 있다.
'이도류'는 오타니를 나타내는 상징이었다. 고등학교를 졸업하고 바로 미국으로 진출하겠다는 그에게 니혼햄 파이터스가 내세운 당근이 이도류였다. 투수와 타자를 모두 하면서 더 잘하는 것을 찾게 해주겠다고 했다. 그런데 오타니는 잘던지기도 하면서 잘치기까지 했다. 2016년엔 투수로는 10승4패, 평균자책점 1.86을 기록했고, 타자로는 타율 3할2푼2리, 22홈런, 67타점을 올렸다. 10승과 10홈런을 동시에 달성한 희귀한 기록을 세운 것. 2018년 LA 에인절스에 입단한 오타니는 미국에서도 이러한 이도류 열풍을 일으켰다. 데뷔 첫 해 투수로 10경기에 등판해 4승2패, 평균자책점 3.31을 기록했고, 타자로는 114경기서 타율 2ㅏㄹ8푼5리, 22홈런, 61타점을 올렸다. 투수는 부상으로 많이 던지지 못했지만 파워 넘치는 타격이 매력을 어냈고 결국 아메리칸리그 신인왕을 차지했다.
지난해 이도류가 다시 부활하는가 했지만 쉽지 않았다. 또 팔꿈치 부상으로 투수로는 단 2경기만 던졌고, 결국 타자에 집중했으나 타자로도 그리 좋지 않았다. 44경기서 타율 1할9푼, 7홈런, 24타점에 그쳤다.
이러다보니 투수와 타자 두마리 토끼를 잡으려다 두 마리 다 놓치게 됐다는 평가가 나오기 시작했다. 미국 언론들은 대부분 올시즌이 그의 이도류 도전의 마지막 해가 될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 오타니는 올해도 이도류에 도전하겠다는 뜻을 밝히면서 "야구를 즐길수 만은 없다"라고 전력을 다할 것을 다짐했다.
160㎞의 빠른 공을 뿌리면서 홈런을 펑펑 쳐대는 오타니의 모습을 다시 볼 수 있을까. 점점 실망으로 바뀌는 시선을 환호로 바꿔야 하는 오타니다.
권인하 기자 indyk@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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