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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C핫포커스]부상 턴 롯데 박세웅, 토종에이스 도약+김경문호 승선 해법은

박상경 기자

기사입력 2020-12-07 05:30


◇스포츠조선DB

[스포츠조선 박상경 기자] 긴 부상의 터널을 빠져나왔다.

롯데 자이언츠 박세웅(25)에게 올 시즌은 큰 의미가 있다. 2017년 12승 이후 두 시즌 동안 부상 여파에 고전을 거듭하다 올해 드디어 풀타임 시즌을 보냈다. 28경기 147⅓이닝 성적은 8승10패, 평균자책점 4.70. '완벽'이라는 수식어를 붙이긴 어렵지만, 온전한 몸으로 풀타임 시즌을 치른 것은 큰 수확이라 평가할 만하다.

내용 면에서도 합격점을 줄 만했다. 박세웅은 올 시즌 최채흥(삼성) 문승원 박종훈(이상 SK) 양현종(KIA) 임찬규(LG)과 함께 규정이닝을 채운 국내 투수 6인 중 한 명으로 이름을 올렸다. 볼넷 총 47개로 규정 이닝을 채운 국내외 투수 중 문승원(45개)에 이은 2위다. 박세웅 개인으로 볼 때도 총 4번의 100이닝 이상 소화 시즌에서 가장 적은 볼넷을 내줬다.

레퍼토리도 다양해졌다. 그동안 직구와 슬라이더, 포크볼 기반이었던 박세웅의 투구는 올해 투심과 체인지업이 추가됐다. 타자와의 승부에서 선택 폭이 늘어나면서 보다 공격적인 투구를 펼칠 수 있게 됐다는 점도 긍정적으로 평가할 만하다.

다만 풀어야 할 숙제도 명확했다. 박세웅은 올 시즌 호투하다가 일발장타로 실점을 내주고 흔들리며 마운드를 내려오는 경우가 잦았다. 규정 이닝 소화 투수 중 피홈런 1위(20개), 퀄리티스타트(선발 6이닝 이상, 3자책점 이하) 역시 규정 이닝을 채운 20명의 투수 중 유일하게 한 자릿수(8회)에 그쳤다. WHIP(이닝당 출루허용률)에서도 1.52로 규정 이닝 투수 중 리카르도 핀토(SK·1.78)에 이은 최다 2위. 피안타율 0.298, 피출루율 0.354, 피장타율 0.452을 기록했다. 이닝당 평균 투구수는 17.2개였지만, 경기별 투구수는 90.3개, 경기별 평균 5이닝을 소화했다. 타자들과 빠른 승부로 투구수를 줄이고 보다 많은 이닝을 가져가려 했지만, 결과적으로 방망이를 쉽게 피하지 못하면서 긴 이닝을 가져가지 못한 셈이다. 박세웅과 마찬가지로 올해 처음 주전으로 풀타임 시즌을 치른 김준태 정보근 등 롯데 포수진과의 호흡, 볼 배합 문제도 돌아볼 만하다.

여전히 박세웅이 롯데 마운드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상당하다. 박세웅은 올 시즌 롯데 투수 WAR(대체 선수 대비 승리 기여)에서 댄 스트레일리(7.51)에 이은 2위(2.01)였다. 새 외국인 투수 앤더슨 프랑코가 가세할 내년에도 박세웅이 팀 내에서 2~3선발 역할을 해줘야 롯데도 5강 진입을 바라볼 수 있다.

박세웅에게 새 시즌이 더욱 중요한 이유는 또 하나 있다. 도쿄올림픽을 앞둔 김경문호 승선 경쟁이 시작된다. 해외 진출에 도전하는 양현종의 빈자리는 구창모(NC)가 메울 것으로 보이나, 나머지 자리엔 여전히 윤곽이 드러나지 않고 있다. 올 시즌 국내 투수 중 수위에 오른 박세웅이 기량을 보완하고 새 시즌에도 활약을 이어간다면 경쟁 물망에 충분히 오를 수 있다.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을 앞둔 2018시즌 부상으로 낙마했던 아픔을 털어낼 기회다.

재활의 긴 터널을 뚫고 나와 풀타임 시즌을 보내며 비로소 '안경에이스'의 부활을 알렸다. 새 시즌 토종에이스 도약과 태극마크의 꿈에 도전할 박세웅의 활약이 기대된다.


박상경 기자 ppark@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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