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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장인터뷰]16년 프로야구 아듀! 정근우 "최고 2루수? 맞습니다"

노재형 기자

기사입력 2020-11-11 15:27


LG트윈스 정근우가 11일 서울 잠실야구장에서 열린 은퇴기자회견에서 소감을 밝히고 있다. 2005년 신인드래프트를 통해 SK에서 프로생활을 시작한 정근우는 2014년 FA 자격으로 한화에서 뛰다 올시즌 LG에서 선수생활을 끝으료 은퇴를 선언했다. 정근우는 통산 1747경기에 출장해 타율 0.302, 안타 1877개, 홈런 121개, 타점 722개, 도루 371개를 기록했고 2루수 골든글러브 3회, KBO리그 득점왕을 2회 수상했다.
잠실=최문영 기자 deer@sportschosun.com /2020.11.11/

[잠실=스포츠조선 노재형 기자] "최고의 2루수요? 저 맞습니다."

끝내 눈물은 흘리지 않았다. 오히려 특유의 위트 넘치는 언변으로 분위기를 주도하며 연신 "감사하다"는 인사를 반복했다. 16년 프로야구 그라운드를 떠나는 LG 트윈스 정근우가 12일 잠실구장에서 은퇴 기자회견을 가졌다.

정근우는 "16년 동안 프로야구를 하면서 기자분들 많이 찾아주셔서 감사드리고, 이 자리를 마련해 준 구단에도 감사드린다"며 "프로 지명을 받았을 때 펑펑 운 기억이 생생하다. 벌써 16년 세월이 흘러 이 자리에서 인사드린다고 하니 아쉽기도 하고 그렇다. 기대 이상을 이루고 사랑을 받아 미련이나 후회는 없다"고 소감을 밝혔다.

정근우가 은퇴를 발표한 것은 LG가 포스트시즌을 마친 직후였다. 은퇴 결심은 이미 시즌 도중 굳혔다고 한다. 정근우는 "올시즌 중 부상으로 엔트리에서 빠지면서 은퇴를 생각하게 됐다. 예전의 2루수 플레이에 대한 기대가 나 역시도 있었지만, 그때의 정근우가 아니라는 생각이 들었다"며 "수식어 중에는 그래도 '악마의 2루수'라는 말이 가장 마음에 든다. 김성근 감독님한테 펑고를 너무 많이 받아서 나 자신도 최고가 되기 위해 노력했다"고 했다.

정근우는 2005년 SK 와이번스에 입단해 곧바로 주전 2루수로 발돋움한 뒤 10년 넘게 KBO리그를 대표하는 2루수로 롱런했다. 통산 1747경기에 출전해 타율 3할2리, 1877안타, 121홈런, 722타점, 371도루, 1072득점을 올렸다. 역대 2루수 중 경기출전, 안타, 득점, 도루 1위다. 2루수 부문 골든글러브를 3차례 수상했고, 득점왕 2회를 마크했다. SK 시절인 2011년 준플레이오프 MVP, 2012년 플레이오프 MVP에 오르며 가을야구에서도 독보적인 활약을 펼쳤다.

역대 최고의 2루수라고 생각하냐는 질문에 정근우는 "맞다. 그만큼 열심히 했고, 기대했던 것 이상을 했다고 생각한다"면서 "2루수로 최다 경기출전, 도루, 안타, 득점 등 여러가지가 많은데. 수비력과 1번타자로서의 득점이 종합된 것 같다. 그래도 후배들이 내 기록을 넘기 위해 열심히 할 것이다. 내가 좋은 본보기가 된 것 같아 홀가분하고 행복한 마음"이라며 웃음을 지어보였다.

정근우는 SK에 이어 2014년 FA 계약을 통해 한화 이글스로 이적해 6년을 뛴 뒤 올해 LG로 옮겨 프로 생활을 마무리했다. 그는 "1~2년전 포지션을 놓고 방황하면서 여러가지 고민을 했다. 다시 한번 2루수로 뛸 수 있는 기회를 주신 LG에 감사하다"면서 "야구할 때는 몰랐는데, 뒤돌아보니 도움주신 분들이 너무 많다. 앞으로 살면서 항상 감사한 마음으로 열심히 살겠다"고 밝혔다.

이어 그는 SK와 한화에서 사제의 연을 이어간 김성근 전 감독에 대해 "연락을 드렸다. 이런 결정을 하게됐다고 말씀드렸는데, 벌써 그만두느냐고 하시더라. 시기가 온 것 같다고 했다. 감독님 덕분에 너무 잘 컸고, 이 자리까지 왔다. 이 자리를 빌어 너무 감사드린다고 말씀드리고 싶다"며 고마움을 표시했다.


1982년생 동기 선수들을 향해서는 "이번에 그만두거나 내년에도 뛰는 친구들도 있다. 다들 대단하고 존경스럽다. 그 친구들과 선의의 경쟁을 하면서 대표팀에도 가고 이 자리까지 오지 않았나 싶다. 항상 감사하다"며 "(은퇴 기자회견에서)태균이는 많이 울던데, 많이 봐와서 안다. 원클럽맨으로 우는 게 당연하다"고 했다.

그는 또한 "입단했을 때 선배들이 한 포지션을 10년 이상 유지하는 건 쉽지 않다고 했다. 그걸 넘기 위해 달려왔다. 2018~2019년 포지션을 옮기면서 2루수에 대한 미련이 있었지만, 그래도 다른 포지션 공부를 할 수 있었다"면서 후배 2루수들에게는 "프로는 항상 경쟁을 통해서 유지된다. 그 자리를 놓치지 않기 위해 즐겁고 행복하게 해 나갔으면 좋겠다. (LG)정주현과 선의의 경쟁을 했다. 시즌 중에 '너가 경쟁에서 이겼으니 책임감을 갖고 승리를 이끌 수 있는 2루수가 되라고 말해줬다"고 전했다.

향후 계획에 대해 그는 "이제 막 그만둔 터라 일어나지 않은 일을 벌써 걱정하지는 않는데 이제부터 찾아봐야 하지 않나. 뒷바라지 해준 가족에게 좋은 아빠, 가장이 될 지 종합해서 생각할 것"이라며 "마지막 경기 후 집에 가니 애들이 울지는 않고 3명이 큰절를 하면서 '고생이 많았습니다'고 인사를 하더라. 와이프도 수고하고 감사했다고 말해줘 고마웠다"고 했다.
잠실=노재형 기자 jhno@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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