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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구=스포츠조선 정현석 기자]KIA 투수 임기영(27)이 지긋지긋 했던 4연패에서 탈출했다.
출발이 좋지 못했다. 1회말 시작하자 마자 연속 3안타 2실점으로 실점 하면서 최근 악몽이 재연되는 듯 했다. 자칫 심리적으로 와르르 무너질 수 있었던 고비, 마음을 고쳐먹었다.
"줄 점수는 주고, 재미 있고 밝게 하려고 생각을 바꿨어요. 그게 제일 안 좋았을 때와 차이였던 것 같아요. 오늘은 평소보다 더 집중해 공격적으로 던졌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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빠른 템포로 삼성 타자들을 돌려세웠다.
초반 타선 지원에 더욱 신바람을 냈다. 의욕이 뚝 떨어진 삼성 타선을 상대로 삼진을 늘려가며 호투를 이어갔다.
점수 차를 크게 벌리면서 굵어진 빗줄기 속 고생하는 동료들도 생각했다.
"2회에 올라가기 전 서재응 코치님께서 '템포가 느리다. 빨리 빨리 하자'고 말씀 해주셨어요. 야수들도 비도 오고, 도움도 주고 싶어서 빠르게 임한 것이 좋은 결과로 이어졌습니다. 비는 신경 안 쓰려고 노력했어요. 어차피 같은 조건이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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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월 들어 체력이 떨어지면서 고난의 행군이 시작됐다. 다른 선발들에 비해 활약이 미미했던 점도 임기영의 미안함을 가중시켰다.
"8월에 워낙 안 좋았을 때 무조건 버티자는 생각만 했어요. 제가 던질 때 경기 내용이 마음에 안 들더라고요. 그저 승리 욕심을 버리고 팀에 도움이 되야겠다는 생각만 했어요."
생각이 복잡할 때 서재응 코치의 조언이 큰 도움이 됐다.
"날씨가 더워질 수록 팔이 올라갔다고 느껴 고치려고 했었거든요. 그런데 서재응 코치님이랑 이야기를 나누고 나서 깨달았어요. '(팔 위치에 대해) 신경 쓰지 말고 똑같이 던지면 된다'고 하시더라고요. 그 말씀이 큰 도움이 됐어요."
복잡할 때는 단순 명료가 최고의 명약이다.
타자는 공보고 공치기, 투수는 존보고 공 던지기다. 서 코치의 숨은 의도는 바로 이 지점에 있었다.
멋지게 성공했다. 복잡했던 임기영을 심플한 궤도로 돌려놓았다. 5강 도전의 중요한 시기. 돌아온 임기영이 새로운 출발점에 섰다.
정현석 기자 hschung@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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