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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원=스포츠조선 나유리 기자]선발 투수가 흔들리는 급박한 상황. 뒤이어 마운드에 오른 21살 어린 투수는 씩씩하게 자신의 역할을 200% 해냈다.
2점으로 1회를 막아낸 유희관은 2회에도 투구를 이어갔다. 하지만 2사 3루에서 황재균에게 초구에 1타점 적시타를 허용했고, 3실점째 하자 두산 벤치가 움직였다. 김원형 투수코치는 유희관을 내리고 김민규의 구원 등판을 알렸다.
그런데 급하게 몸을 풀고 올라온 김민규의 투구 내용은 기대 그 이상이었다. 2사 2루에서 멜 로하스 주니어를 상대로 내야 땅볼을 유도해내며 이닝을 마친 김민규는 3회 강백호-유한준-조용호로 이어지는 중심 타자들을 삼자범퇴 처리했다. 빠른 카운트에서 씩씩하게 자기 공을 던지는 모습이 인상적이었다.
비록 두산은 0대3 패배를 막지 못했지만, 더 큰 점수 차로 벌어지지 않은 이유가 바로 김민규의 호투였다. 상대팀인 KT 역시 3점 차는 안심할 수 없었기 때문에 윌리엄 쿠에바스의 완봉을 포기하고 마무리 김재윤을 9회에 올리기도 했다.
2018년 신인으로 입단한 김민규는 사실상 올해가 1군 첫 시즌이나 다름없다. 신예 투수들을 적극적으로 발굴하기 시작한 올 시즌 롱릴리프, 미래 선발 자원으로서의 가능성을 확인했다. 지난달에는 대체 선발로 2차례 등판 기회를 얻어 좋은 활약을 펼쳤고 9월부터는 다시 중간에서 뛰고 있다.
팀의 패배로 묻혔지만 사실 이날 던진 5⅓이닝은 김민규의 프로 데뷔 후 한 경기 최다 이닝 기록이었다. 다음 등판에서는 더 주목받을 수 있는 상황에서 자신의 또다른 새 기록을 써내려가길 바라는 희망을 남기고 등판을 마쳤다.
수원=나유리 기자 youll@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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