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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원=스포츠조선 나유리 기자]2018년 정규 시즌 우승 당시, 두산 베어스는 개막 후 11경기째인 4월 7일부터 144경기째 경기까지 단 하루도 1위를 놓치지 않았었다.
3위에서 4위로 밀렸던 두산은 17일 수원 KT 위즈전에서 0대3으로 지면서 5위로 떨어졌다. 두산이 정규 시즌 도중 5위를 기록한 가장 마지막 기록은 2017년 7월 19일이었다. 다소 낯선 1156일만의 5위 자리다. 어떤 팀들에게는 한 시즌의 최종 목표와도 같은 5위 자리가 두산에게는 '충격'이 될 정도로 줄곧 좋은 성적을 유지해왔다는 뜻이기도 하다. 5년 연속 한국시리즈 진출. 그중 3번의 우승. '챔피언'이었기 때문에 지금을 위기라고 표현할 수 있는 셈이다.
물론 당장 5위로 밀려났다고 해서 절망적인 상황은 아니다. '역대급이라 부를 정도로 올 시즌 5강 경쟁이 유독 치열하다. 두산이 5위라고 해도 3위와 2경기 차고, 1위와도 5경기 차다. 아직 30경기가 넘게 남아있는 것을 감안했을때 엄청난 격차는 아니다. 2~3연승만 해도 순위를 두 계단씩 점프할 수 있는 상황이 매일 펼쳐지고 있다. 아직 절망을 이야기하기에는 이르다.
진짜 고민은 타선의 응집력이다. 선발진은 완벽하지 않아도 플렉센 복귀 이후 구멍을 메웠고, 젊은 투수들로 재편된 불펜은 기대 이상으로 안정감을 보여주는 상황이다. 하지만 타선의 폭발력이 예년같지 않다. 주전 선수들이 잔부상을 달고 뛰는데다 지난 몇년간 쌓인 누적된 피로가 어쩔 수 없이 작용하지만, 이 부분이 경기력에도 적지 않은 영향을 미치고 있다. 두산이 각종 공격 지표에서 상위권을 기록하고 있음에도 체감 득점율이 낮은 이유다. 또 페르난데스, 오재일 등 중심 타자들의 기복에 따라 득점력이 크게 차이가 나고, 4번타자 김재환의 타격에 대한 고민이 길게 이어진다는 점도 결코 부인할 수 없는 부진 요인이다.
아직 승패 마진 +11이다. 또 남은 일정동안 얼마든지 다시 치고 올라갈 시간은 남아있다. 현재 두산이 필요한 것은 중요한 상황, 결정적인 찬스에서 강한 베어스 특유의 응집력이다. 당장 추가될 대체 선수가 등장하는 것도 아니고, 김태형 감독의 스타일상 파격적인 변화를 시도할 확률도 낮다.
10개 구단 중 지금 두산의 주전 선수들보다 큰 경기, 긴장되는 경쟁에 대한 경험이 많은 선수들은 없다. 경험을 무기로 삼아 분위기를 살려야 한다. '뒷심'에 강한 챔피언의 자존심을 보여주느냐, 몰락을 보여주느냐는 결국 분위기 싸움에 걸려있다.
수원=나유리 기자 youll@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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