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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C핫피플] 롯데 해결사가 된 정훈, 백넘버 '9'와 함께 찾아온 커리어하이

선수민 기자

기사입력 2020-07-29 09:41


2020 KBO리그 롯데 자이언츠와 한화 이글스의 경기가 7일 대전 한화생명 이글스파크에서 열렸다. 9회초 무사 롯데 정훈이 동점 솔로포를 치고 들어오며 축하받고 있다. 대전=정재근 기자 cjg@sportschosun.com/2020.07.07/

[부산=스포츠조선 선수민 기자] 한동안 주전 경쟁에서 밀렸던 정 훈(롯데 자이언츠)이 마음을 다잡고 올 시즌 커리어하이를 향해 달리고 있다.

정 훈은 한 때 롯데의 주전 2루수로 뛰었다. 그러나 경쟁에서 밀리면서 2016시즌 이후 1군과 2군을 오가는 백업 선수가 됐다. 지난 시즌만 해도 88경기 출전에 그쳤다. 타율 2할2푼6리, 2홈런, 17타점에 그쳤다. 데뷔 초반을 제외하면, 가장 부진한 시즌이었다.

올해는 확 달라졌다. 정 훈은 허문회 감독의 전폭적인 지지 속에 1루, 외야, 지명타자를 오가며 맹타를 휘둘렀다. 5월에만 8경기에 나와 타율 3할6푼7리, 1홈런, 7타점을 기록했다. 초반 롯데의 돌풍을 이끌었다. 그러나 내복사근 파열로 상승세에 제동이 걸렸다. 28일 끝내기 홈런을 때려낸 정 훈은 "'어쩐지 잘 되나 싶었다' 이런 생각도 들었다. 초반에는 운 좋은 안타도 나오고 득점권 타율도 좋았다"면서 "최근 3~4년 동안 나름대로 한다고 했는데 결과가 안 좋아서 그런 생각을 했던 것 같다. 자신감이 너무 떨어진 상태였다"고 말했다.

그러나 한 달의 공백을 깨고 돌아온 정 훈은 여전히 날카로운 타격감을 뽐내고 있다. 6월 타율 2할8푼6리, 7월 타율 3할3푼7리로 꾸준하다. 최근 10경기에선 무려 타율 3할8푼3리, 2홈런, 14타점을 기록했다. 이 기간 8경기나 멀티 히트를 때려냈을 정도. 지금 롯데는 정 훈 없는 타선을 상상할 수 없다. 28일 창원 NC 다이노스전에선 8-9로 뒤진 9회말 극적인 좌월 끝내기 3점 홈런을 날렸다. 생애 첫 끝내기 홈런이었다.

무엇보다 정 훈은 득점권 타율 4할3푼2리를 기록하며 해결사의 면모도 과시하고 있다. 그는 "유독 2아웃 득점권 상황에서 기회가 많이 걸렸다. 1아웃에선 희생플라이를 쳐야 한다 이런 부담이 있다. 오히려 2아웃이 편하다. 그러다 보니 편한 것 같다"고 했다. 이어 정 훈은 상위 타선에서의 활약에 대해 "팀 분위기라고 본다. 감독님이 마음대로 하게 해주신다. 그렇기 때문에 외적인 압박감이 없다"고 했다.

올 시즌은 여러모로 정 훈에게 터닝포인트가 되고 있다. 그는 "그동안 스스로 변명을 많이 했다. 나가기만 하면 잘 할 수 있다고 생각하고, 안타가 안 나오면 변명을 계속 했다. 작년 시즌이 끝나고 야구를 할 날이 얼마 안 남았다는 생각이 들었다. 이대로 가다가는 옷을 벗을 수 있겠다 생각했다. 그러다 보니 냉정하게 나를 판단했다. 주전을 못한 이유를 파악하고, 반쪽 짜리 선수가 안 되기 위해 노력했다"가 되돌아봤다.

또 하나, 정 훈의 등번호 변경에도 사연이 있었다. 기존에 쓰던 33번을 버리고, 9번을 달았다. 놀랍게 호성적까지 따라왔다. 정 훈은 "원래 하나를 정하면 잘 안 바꾼다. 그런데 배번을 적는 시기에 (이)대호형이 갑자기 '너는 33번 안 되겠다. 9번 해봐라. 숫자에 동그라미 들어간 게 좋다더라'면서 본인의 10번 밑 9번에 내 이름을 썼다. 8번(전준우)도 탐 났지만 건드릴 수 없었다. 결국 바꾸게 됐는데 좋은 결과가 나오고 있다"고 설명했다.
부산=선수민 기자 sunsoo@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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