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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주=스포츠조선 김진회 기자] KT 위즈 외야수 조용호(31)는 7일 현재 규정타석을 채운 타자 중 '타석당 투구수' 1위(4.46)다. 한 타석당 상대 투수가 평균 4.46개의 공을 던지게 만든다. 이 부문 2~5위 박경수(KT), 권희동(NC·이상 4.32), 이용규(한화), 박병호(키움·이상 4.31)를 크게 웃도는 기록이다.
톱타자의 역할 중 하나는 많은 공을 보는 것이다. 상대 투수에게 피로감을, 다음 타자들에겐 예행연습 기회를 제공한다. 선구안이 받쳐줘야 가능하다. 조용호는 공을 잘 볼 뿐만 아니라 끊임없이 커트해 상대 투수를 짜증나게 만든다. 상대 더그아웃은 이런 '악마의 재능'이 싫을 수밖에 없다.
5월 27일 수원 KIA 타이거즈전에선 조용호는 상대 마운드의 혼을 빼 놓았다. 세 명의 KIA 투수(임기영 홍건희 김현준)로부터 무려 24개의 공을 끌어냈다.
KT에서 조용호에게 가장 잘 맞는 옷은 '리드오프'다. 조용호도 "리드오프가 가장 편하다. 지난 시즌에도 1번 타자로 가장 많이 출전했다"고 설명했다. 조용호는 올 시즌 3번 타자로 가장 많은 경기에 나섰고, 간헐적으로 리드오프를 맡다가 지난 4일 수원 키움 히어로즈전부터 선발 톱타자를 맡고 있다.
이강철 KT 감독의 작전은 적중했다. 조용호는 세 경기 연속 멀티히트(한 경기 2안타 이상)를 기록 중이다. 지난 7일 광주 KIA전에선 3안타를 때려냈다. 이번 시즌 출루율 부문에서도 3위(0.426)를 달리고 있다.
조용호는 단국대 졸업을 앞두고 오른 발목 인대가 끊어지는 중상을 했다. 졸업 후 프로 입단에 실패해 독립구단인 고양 원더스에서 권토중래를 노렸다. 그러나 부상 재발로 한 달 만에 쓸쓸히 유니폼을 벗었다. 사회복무요원으로 군 복무를 하던 시절엔 겸직 허가를 받고 일과 뒤 신문 배달, 중국집 주방보조, 피자 배달, 우유 배달 등 닥치는대로 파트 타임 일을 하며 야구를 잊고자 했다. 하지만 제대 후 다시금 야구에 승부를 걸었고, 2014년 SK 와이번스에 육성선수로 입단, 이듬해 정식 선수가 됐다. 2017년 꿈에 그리던 1군 무대를 밟기까지 피나는 노력을 했다.
조용호는 "야구를 잠깐 쉴 때 파트타임으로 일을 했다. 다시 야구장으로 돌아올 수밖에 없었던 건 할 줄 아는 것이 이 것밖에 없었기 때문이다. 그래도 소중함과 절실함을 얻었다"고 했다. 그는 데뷔 7년 만에 전성기를 열어가는 중이다. 광주=김진회 기자 manu35@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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