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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조선 김영록 기자]미국인들이 밤잠을 설치며 한국 야구를 보는 시대가 도래했다. 지난 5일 개막한 KBO리그가 ESPN을 통해 미국 현지에 생중계되고 있다. 미국 팬들은 한국 야구에 대한 정보를 교환하며 자신의 응원팀을 찾느라 분주하다.
KBO리그에서 외국인 선수로 뛰었던 조시 린드블럼(밀워키 브루어스), 브렛 필(전 KIA 타이거즈), 에릭 해커(전 NC 다이노스) 등은 한국야구 문화의 목격자 겸 전도사로 나섰다.
LA 다저스의 더블A팀 타격 코치로 활동중인 필은 "한국 팬들은 15대0으로 지고 있어도 목이 터져라 노래하는 사람들"이라고 회상했다. 필이 활약한 2014~2016년 KIA는 8-6-5위로 부진했다. 하지만 광주구장 객석에서는 모든 팬이 입을 모아 '남행열차'를 합창하곤 했다. 해커는 "한국 관중 2만 명이면 미국 관중 5만 명보다 훨씬 크게 노래를 부를 수 있을 것"이라며 웃었다.
한편 배트 플립이 허락된다고 해서 한국 야구에 불문율이 없는 것은 아니다. 매체는 '몸에 맞는 공이 나오면, 투수가 모자를 벗어보이는 등의 사과 제스처를 취할 거라는 기대가 있다'고 설명했다. 또 KBO리그 전문 사이트 'MyKBO'의 운영자 댄 커츠는 '연령에 따른 위계질서가 있다'고 강조했다.
커츠는 "예를 들어 24살 짜리 투수가 이대호(37·롯데 자이언츠)를 맞춘다면, 즉시 모자를 벗고 절을 하는게 좋다. 자칫 벤치 클리어링이 일어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린드블럼도 "(한일 통산 626홈런을 친)이승엽이 등장할 때면, 난 고개를 숙여 존경의 뜻을 표하곤 했다"고 설명했다.
미국 팬들은 '미지의 세계'인 한국 야구에서 새로운 응원팀을 찾아야한다. 이번주 ESPN 중계는 미국에도 친숙한 브랜드인 삼성과 LG 트윈스에 집중됐다. 현지 SNS에는 '우리 집 TV와 냉장고, 식기세척기 모두 삼성 제품이니까 난 삼성을 응원하겠다', '뉴욕 양키스와 유니폼이 비슷하니 내 선택은 LG', '역대 성적으로 보면 KIA야말로 양키스', '류현진의 팀 한화 색깔이 예쁘다' 등의 반응이 쏟아지고 있다.
커츠는 "야구팀 응원하는데 무슨 논리가 있나. 삼성 휴대폰을 쓴다면 삼성을 응원해보라. 뉴욕 메츠 팬이라면 LG 응원이 어떠냐"고 추천했다. 메츠는 1986년 이후 34년째 월드시리즈 우승을 하지 못하고 있다. LG 역시 1994년 이후 26년? 한국시리즈 우승이 없다는 점에서 동병상련을 느낄만하다.
김영록 기자 lunarfly@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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