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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로이칼럼]LG 일본인 코치 세리자와의 백업 포수 키우기 대작전

권인하 기자

기사입력 2020-04-07 06:34


LG 트윈스 세리자와 유지 배터리 코치. 사진제공=무로이 마사야

LG 트윈스 외국인 투수 타일러 윌슨이 자유의 몸이 됐다. 코로나19로 인해 2주간 자가 격리 조치됐던 윌슨은 6일부터 잠실구장으로 나와 훈련을 시작했다. 다른 외국인 선수 로베르토 라모스와 케이시 켈리도 격리 기간을 마친 뒤 팀에 합류할 예정이다.

그런데 LG에는 그 3명의 외국인 선수 외에도 팀과 함께 한국에서 활동하는 외국인이 있다. 일본인 지도자 세리자와 유지 배터리 코치(52)다.

세리자와 코치는 원래 3월초 일본 오키나와 스프링캠프가 끝나면 가족들이 사는 일본으로 돌아가 며칠간 머문 뒤 시범경기 직전 팀에 합류해 왔다. 하지만 지난 3월 6일, 갑자기 터진 한일 양국간 입국제한 조치에 따라 세리자와 코치는 집으로 돌아가지 못하고 선수단과 함께 오키나와에서 한국으로 왔다.

세리자와 코치는 떨어져 있는 가족 걱정이 크다. 일본에 코로나19가 확산되고 있기 때문. 세리자와 코치는 "매일 아내와 대학 4학년, 초등학교 6학년인 아들과 통화하고 있다. 만약 가족에게 급한 일이 생겨도 지금 상황에서는 일본으로 갈 수 없기 때문에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기를 바라고 있다"며 걱정 가득한 목소리로 말했다.

세리자와 코치의 한국 생활은 매우 단출하다. 세리자와 코치는 "외출이 제한 되고 있어 오후에 팀 훈련이 없는 날은 집에서 혼자 저녁을 먹고 있다. 일본에서 가져온 우동이나 메밀 등의 간이 식품이 주를 이룬다"고 했다.

어려운 상황이라도 세리자와 코치는 팀을 위해 자기 책무에 임하고 있다. 그 중에서 중요한 임무 하나가 백업포수 키우기다.

주전 포수인 유강남(28)의 뒤를 받치기 위한 박재욱(25)과 김재성(24)의 성장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세리자와 코치는 두 포수에 대해 "(박)재욱은 블로킹 기술과 타격이 좋고, (김)재성은 재욱이보다 어깨가 좋다. 좋은 모습을 보여준다면 정규시즌 때 1주일에 한 경기 정도 선발 마스크를 쓰거나 경기 후반인 7~9회를 맡기는 역할을 줄 수 있다"고 했다.

세리자와 코치가 박재욱과 김재성을 격려하는 방식은 다르다. 박재욱에겐 희망적인 부분을 얘기하고, 김재성에겐 위기 의식을 고취 시킨다. 세리자와 코치는 "재욱에게는 쉽지는 않겠지만 주전을 붙잡을 각오로 하라고 하고, 재성에게는 올해 못 하면 선수생명이 끝날 수도 있다는 생각으로 임하라고 주문한다"고 말했다. 개막이 언제일지 알 수 없는 상황에서 선수들이 마음에 긴장감을 유지하는 것은 쉽지 않은 일. 세리자와 코치는 "유강남이나 이성우는 경험이 있어 스스로 강약 조절을 하면서 컨디션을 만들어도 된다. 하지만 재욱과 재성에게는 마인드를 유지하면서 쉬는 날에도 가능하면 개인 훈련을 철저히 하라고 지시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2010년부터 한국에서 코치생활을 시작한 세리자와 코치는 SK 와이번스와 삼성 라이온즈에서 4차례 우승경험이 있다. 세리자와 코치는 LG 우승의 조건으로 "선수들에게 조금 더 '깡다구'가 필요하다"고 말하면서 팀을 업그레이드 시키기 위해 박재욱과 김재성에게 "경쟁은 계속된다"는 메시지를 계속 불어 넣고 있다.

<무로이 마사야 일본어판 한국프로야구 가이드북 저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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