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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키나와 스토리]재활중 이학주에게 걸려온 한통의 심야 전화

정현석 기자

기사입력 2020-03-02 12:38


이학주. 사진제공=삼성라이온즈

[오키나와=스포츠조선 정현석 기자]2월의 마지막 날인 29일, 삼성 라이온즈 이학주(30)는 밤 늦은 시간 한통의 전화 받았다.

일본 오키나와에서 캠프를 이끌고 있는 허삼영 감독이었다.

무릎 통증로 인한 이학주의 조기 귀국 소식이 본격적으로 알려진 날. 팬들의 반응은 부정적이었다. 특히 '허삼영 감독이 이학주를 버렸다'는 근거 없는 유언비어까지 돌았다.

전화를 건 허 감독은 대뜸 이런 말을 했다. "난 학주 너를 싫어하지 않는다. 그렇다고 좋아하지도 않는다."

말은 계속 이어졌다. "나는 너에 대한 선입견이 전혀 없다. 개막까지 안 아프고 베스트 컨디션을 만들어 오면 무조건 쓸 것"이라며 "그러니까 할 수 있는 걸 만들어서 와야 한다"고 당부했다.

허 감독은 "내가 너를 미워한다는 근거 없는 말을 절대 믿지 마라. 흔들릴 필요 없다"며 "단 하나, 나는 관리자일 뿐 동네 형님이 아니다. 준비된 사람만이 야구장에서 볼 수 있게 될 것"이라고 못을 박았다.

허 감독의 진심 어린 전화에 이학주가 감동했다. 대답은? "무조건 열심히 하겠습니다"였다.

이학주는 연봉협상이 늦어지면 캠프에 정상합류를 하지 못했다. 지난 2일 2700만 원에서 6300만 원 인상된 9000만 원에 재계약 했다. 하지만 '캠프를 소화할 몸 상태가 아니'라는 구단 판단에 따라 열흘이 지난 후에야 뒤늦게 합류했다. 계약했지만 이학주는 캠프에 곧바로 합류하지 못했다. '캠프를 소화할 몸이 충분히 만들어지지 않았다'는 것이 구단의 판단이었다. 우여곡절 끝에 캠프에 합류했지만 예기치 못한 무릎 통증으로 다시 이탈하게 됐다. 조기 귀국한 이학주는 경산에 입소해 재활과 훈련을 병행중이다.


허삼영 감독의 심야 전화 한통이 다소 어려운 상황에서 시즌을 준비중인 이학주에게 어떤 영향을 미칠까. 변화에 직면한 삼성 내야진에 중요한 변수가 될 전망이다.


오키나와(일본)=정현석 기자 hschung@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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