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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C이슈포커스]구자욱과 삼성 '파행' 장기화, 향후 가능한 시나리오

정현석 기자

기사입력 2020-02-07 10:42


연봉협상을 둘러싼 구자욱과 삼성 간 이견으로 교착 상태가 길어지고 있다. 사진제공=삼성라이온즈

[스포츠조선 정현석 기자]구단도 선수도 '만남'을 이야기 하지 않는다.

구자욱 교착 상태가 길어지고 있다. 지난 3일 면담 이후 접촉이 뚝 끊겼다. 선수는 경산 볼파크에서 묵묵히 훈련 중이다.

구단 제시액은 지난해 연봉 3억원에서 10% 삭감된 2억7000만 원. 선수는 동결을 원한다. 돈 차이 보다 마음의 거리가 멀어보인다.

과연 구자욱 사태는 앞으로 어떻게 진행될까. 가능한 시나리오를 정리해 본다.

전격 계약 → 캠프 합류

현실적으로 가장 가능성이 높은 시나리오다. 구단 측은 "충분히 논의했다. 구단 최종 제시액이 바뀌지 않는다"는 메시지를 반복해서 전한 상태. 마음이 다친 구자욱은 이 제안을 선뜻 받아들이기 힘들어 하고 있다.

어느 쪽이 굽히든 진짜 중요한 건 '협상 타결'이란 결과가 아니다. 양측이 협상 과정에서 벌어진 마음을 얼마 만큼 봉합하면서 다시 하나가 될 수 있느냐 하는 점이다.

3000만 원의 돈 보다 멀어진 마음의 거리를 좁히는 것이 관건. 마음의 문을 꽁꽁 닫지 않고 교착 상태를 풀 수 있는 양측의 출구 전략에 대한 건설적 고민이 필요한 상황이다.


지연 계약 → 국내 잔류 → 2008년 홍성흔 케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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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칫 교착 상태가 더 길어질 경우 캠프 합류가 무의미 해질 수 있다. 이번 캠프는 지난해에 비해 짧다. 다음달 6일이면 귀국. 한달도 채 남지 않았다. 이번 주말 부터 청백전을 시작으로 본격적인 실전 경기가 시작된다. 팀의 핵심 주포가 경기 감각을 놓치면 선수도, 구단의 손해도 막심하다. 가뜩이나 삼성은 시즌 초반에 약하다. 오승환도 5월이나 돼야 돌아온다.

협상 타결이 늦어져 캠프 중반을 넘어설 경우 합류 대신 국내에 잔류해 경산에서 계속 훈련하는 시나리오도 가능하다.

구자욱은 이미 비 활동 기간인 1월 2주간 일본 오키나와에서 두산에서 한화로 이적한 상무 시절 선배 정진호(32), 일본 프로야구 라쿠텐 골든이글스 간판타자 긴지(32)를 포함, 4명의 일본 프로야구 선수들과 함께 구슬땀을 흘렸다. 몸은 이미 잘 만들어진 상태다. 지난해 혼란스러웠던 타격폼에 대해서도 과거 좋을 때의 자세를 회복했다. 시범경기를 통해 경기 감각만 회복하면 된다.

2008년 겨울, 두산 홍성흔은 포수 포기 문제를 두고 코칭스태프 결정에 반발하며 배재고에서 개인훈련을 했다. 그 해 타율 3할3푼1리로 타격 2위에 오르는 절정의 타격감으로 이듬해 FA 신분으로 롯데 이적의 발판을 마련했다. '선수 생명 끝날 수 있다'는 불안감과 절박함 속에 집중해 개인 훈련 밀도를 높였던 것이 전화위복의 결과를 만들어 냈다.

무기한 미계약 → 개막 엔트리 누락

구단도 선수도 생각하고 싶지 않은 최악의 상황이다. 가능성이 가장 희박한 시나리오다.

만에 하나, 그 최악의 시나리오가 현실이 되면 어떻게 될까. KBO 측 관계자는 "참가활동을 하지 않는 선수는 보류수당을 받게 된다. 연봉 조정신청기한인 1월10일을 지났기 때문에 조정 신청도 불가능 하다"고 설명했다.

KBO 규약 62조에 규정된 보류수당은 '전년도 연봉의 300분의1의 25%를 보류일수로 곱한 액수'다. 지난해 3억 원을 받았던 구자욱은 매일 25만원씩을 일수에 곱한 금액을 매달 말일 지급받게 된다. 1월31일까지 계약하지 못했기 때문에 보류수당 지급은 이미 시작된 상태다. 이달 말까지 계약하지 못할 경우 이달 말일인 29일에 725만 원을 지급받게 된다. 이후 계약을 하게 되면 구단은 약정한 연봉에서 지급한 보류수당을 공제한다.

만에 하나 올시즌 내내 계약이 이뤄지지 않으면 어떻게 될까. 구자욱에 대한 구단의 보류기간은 내년 1월31일까지다. 야구규약 60조 '보류기간 종료 시 선수 신분'에 따르면 구자욱은 내년 2월1일 부터 임의탈퇴 선수로 신분이 변경된다.

물론 이런 일이 일어날 확률은 제로에 가깝다. 더 이상 삼성에서 뛰게 하기 힘들다는 판단을 할 경우 구단은 상품가치가 있는 구자욱을 트레이드 시장에 내놓을 것이기 때문이다.
정현석 기자 hschung@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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