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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조선 박상경 기자]모든 투자는 '위험'을 수반한다.
저평가 우량주 히어로즈, 스스로를 갈고 닦았다
히어로즈는 야구계의 우량주였지만, 저평가를 벗어나지 못했다. 박병호, 강정호로 대표되는 KBO리그 대표 타자들을 배출해냈고, 김하성, 이정후 등 젊은 선수들을 꾸준히 배출하면서 강팀의 지위를 확고히 했다. 그러나 히어로즈 산파 역할을 했던 이장석 대표 이사를 중심으로 한 과도한 영향력과 법적 문제, 매년 이어져 온 선수단 내 갖가지 사건사고로 인해 '천덕꾸러기' 신세를 면치 못했다. 지난해 넥센타이어와의 네이밍 스폰서십이 종료되는 시점에서 새로운 간판을 달 수 있을지에 대해 설왕설래한 이유다.
경기력에도 흔들림이 없었다. 지난해 플레이오프 5차전에서 SK 와이번스에 끝내기 패배를 당했던 히어로즈는 올해 더 강한 팀이 됐다. 짜임새 있는 타선 뿐만 아니라 탄탄한 불펜의 힘을 앞세워 정규시즌 승률 6할 고지에 올랐다. 이런 힘은 준플레이오프를 넘어 지난해 자신들을 눈물 흘리게 한 SK에 완벽한 복수를 하면서 귀결됐다. 포스트시즌에서 이어지고 있는 '언성히어로'들의 활약은 최근 왜 다른 구단들이 키움의 육성 시스템에 관심을 기울이는 지를 증명하고 있다.
장기투자 첫해 대박, 키움증권은 표정관리중
키움증권의 히어로즈 네이밍스폰서십 참여 당시 증권업계 대부분은 의외라는 반응을 보였다. 그동안 키움증권은 홍보-마케팅에는 소극적이라는 평가가 많았다. 대형 증권사들이 골프 대회 후원 등으로 스포츠마케팅에 나서는 모습과도 다른 행보였다. 개인투자자들에게는 친숙하지만, 대중적 인지도는 대형증권사에 비해 낮다는 내부 평가가 미래 신사업 포석과 맞물려 키움증권의 히어로즈 네이밍 스폰서십을 이끌어냈다. 때문에 키움증권의 네이밍 스폰서십 참여는 당장의 이익보다는 장기적 관점에서의 수익을 추구하는 '장기투자'로 인식됐다.
이런 히어로즈가 계약 첫 해 한국시리즈 진출이라는 이슈몰이를 하자 키움증권은 표정관리를 하는 모습이다. 정규시즌 3위로 포스트시즌에 진출할 때와 비교되지 않을 정도로 높아진 관심 탓이다. 특히 히어로즈가 매 경기 손에 땀을 쥐는 명승부를 잇달아 펼치고 장정석 감독의 리더십까지 높은 평가를 받으면서 엄청난 노출 효과를 얻고 있다.
단순히 표정관리만 하는게 아니다. 최근 야구팬 게시판에는 '김익래 다우키움그룹(키움증권 모기업) 회장이 SK와의 플레이오프 3차전이 끝난 뒤 야구장 인근 호프집에서 히어로즈 팬들과 어울려 골든벨을 울렸다'는 글이 사진과 함께 올라왔다. 이에 대해 업계 관계자는 "김 회장이 플레이오프 뿐만 아니라 이번 포스트시즌 전경기에 직접 표를 구매해 관전 중"이라고 밝혔다. 김 회장 외에도 키움증권 관계자 및 직원들이 앞장서 이번 포스트시즌이 펼쳐지는 야구장을 찾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키움증권은 연간 100억원의 네이밍 스폰서십 외에도 히어로즈가 플레이오프, 한국시리즈 진출 등 성적에 따른 인센티브도 지급한다. 계약 첫 해 상한가 초대박을 친 키움증권과 히어로즈의 잔치가 다가오고 있다.
박상경 기자 ppark@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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