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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조선 박상경 기자]'코리안 몬스터' 류현진(32·LA 다저스)이 143년 역사를 자랑하는 메이저리그에 새 이정표를 세웠다. 류현진은 29일(한국시각) 미국 캘리포니아주 샌프란시스코의 오라클파크에서 열린 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전에 선발 등판해 7이닝 동안 5안타 무4사구 7탈삼진 무실점을 기록했다. 팀은 2대0으로 이겼다. 이날 무실점으로 류현진은 14승째(5패)를 기록했고, 평균자책점을 2.41에서 2.32까지 낮추면서 경쟁자 제이콥 디그롬(뉴욕 메츠·2.43), 게럿 콜(휴스턴 애스트로스·2.52)을 제치고 메이저리그 전체 평균자책점 1위로 시즌을 마무리하게 됐다. 아시아 출신 선수가 메이저리그 전체 평균자책점 1위를 기록한 것은 류현진이 최초다.
투수 답지 않은 타격으로 얻은 '베이브 류스'라는 별명 역시 이날 증명했다. 9번 타자로 타석에 선 5회초 2사 3루에선 샌프란시스코 선발 로건 웹이 볼카운트 2B-1S에서 한복판으로 던진 93마일(약 153㎞) 직구를 그대로 받아쳐 깨끗한 좌전 적시타로 연결했다. 0-0의 균형을 깬 선취점. 지난 23일 콜로라도 로키스전에서 0-1로 끌려가던 5회말 기록한 동점 솔로포에 이은 2경기 연속 타점. 메이저리그 공식 홈페이지 MLB닷컴의 다저스 담당 에디터 켄 거닉은 이날 경기 후 류현진의 승리 소식을 전하며 '류현진이 내셔널리그 사이영상 경쟁 구도를 다시 흔들었다'며 '그의 방망이가 실버슬러거 어워드를 향해서도 돌아갔다'고 촌평했다. 다저스의 데이브 로버츠 감독은 "내셔널리그 사이영상 1순위는 류현진"이라고 지원사격에 나섰다.
2년 연속 PS, 키워드는 '한풀이'
류현진에게 지난해 포스트시즌의 추억은 좋지 않다. 애틀랜타 브레이브스와의 디비전시리즈 1차전에서 모두의 예상을 깨고 클레이턴 커쇼에 앞서 선발 등판한 류현진은 7이닝 8탈삼진 무실점의 맹활약 속에 승리를 안았다. 그러나 밀워키 브루어스와의 챔피언십시리즈 2차전에선 4⅓이닝 2실점에 그쳤고, 6차전에선 3이닝 5실점으로 무너졌다. 보스턴 레드삭스와의 월드시리즈 2차전에선 4⅔이닝 4실점으로 패전 투수가 됐다. 2년 연속 포스트시즌 출전을 향한 류현진의 각오는 남다를 수밖에 없다.
PS 활약으로 FA 대박 화룡점정?
이번 포스트시즌에서 류현진에 대한 전망은 긍정적이다. 부상 재활을 거쳐 후반기 복귀해 포스트시즌으로 향했던 지난해와 달리 풀타임 시즌을 보내면서 투구 감각을 꾸준히 이어왔다. 한 차례 고비를 스스로 극복해내면서 위기 관리 능력도 업그레이드 됐다. 직구 구위 뿐만 아니라 주무기인 체인지업에 커브 구사 비율을 늘리면서 타자들과의 수싸움도 노련해진 부분 역시 기대를 걸 수 있다.
포스트시즌 결과는 미래와도 직결된다. 류현진은 지난해 FA자격을 얻었지만, 다저스가 제시한 1790만달러의 퀄리파잉 오퍼를 수용하면서 'FA 재수'를 택했다. 부상 전력으로 협상에서 불리한 위치에 놓일 것이라는 지적에서 자유롭지 못했다. 그러나 올 시즌 풀타임 시즌을 보내면서 내구성 우려를 털었고, 평균자책점 1위에 등극하면서 메이저리그 최고의 투수 중 한 명으로 우뚝 섰다. 포스트시즌이라는 '큰 물'에서 존재감을 과시한다면 1년 전 이루지 못했던 'FA 대박'도 꿈이 아니다.
박상경 기자 ppark@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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