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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조선 정현석 기자]지난 5월17일 수원에서 열린 KT위즈전이었다.
중요한 시기에 터진 에이스의 갑작스러운 추락. 팀도 힘을 받기 힘들었다. 올시즌 가장 많은 볼넷(60개)을 내주고 있는 덱 맥과이어와 함께 두 외국인 투수가 이닝이터로 역할을 해주지 못하면서 불펜과 타선에 부담이 가중되기 시작했다.
그때부터 구단도 본격적으로 헤일리 대체 선수 물색에 나섰다. 빠른 결단이 필요했다. 마침 눈에 쏙 들어오는 선수가 있었다. 핵심 타깃은 전 한화 투수 데이비드 헤일(32)이었다. 현역 빅리거로 활약하다 지난해 7월 한화 이글스 제이슨 휠러 대체 외국인 투수로 한국땅을 밟았던 우완 정통파. 거센 타고투저 바람 속에서도 비교적 준수한 성적을 거뒀다. 12경기에서 3승4패 4.34. 66⅓이닝 동안 55개의 탈삼진에 볼넷은 17개 뿐이었다. 9이닝 당 2.3개의 볼넷으로 안정된 제구력이 돋보였다. 넥센(현 키움)과의 준플레이오프에서는 6이닝 2실점의 호투를 선보이기도 했다. 선수측 여건이 되면 즉시 영입하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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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이저리그에서 지명할당이라도 돼야 그나마 움직일 수 있는 여지가 생길 판에 빅리그, 그것도 양키스 불펜의 핵으로 자리를 잡아가고 있는 헤일. 가뜩이나 외국인 투수 연봉 상한제로 손발이 묶여 있는 삼성으로선 그야말로 닭 쫓던 개 지붕 쳐다보는 상황이 돼 버렸다.
그 사이 '미스테리 맨' 헤일리의 희망고문이 이어졌다. 마땅한 대체 외국인 투수를 찾아내지 못한 채 속절 없는 시간이 흘렀다. 참고 참았던 김한수 감독의 인내심이 한계에 이르렀다. 연패 중이던 17일 고척 키움 히어로즈전에서 선발 2이닝 만에 7안타 5실점 하고 내려오자 결단을 내렸다.
여전히 대체 외국인 선수가 준비되지 않은 상황이지만 "차라리 국내 선수에게 기회를 주는 편이 낫다"며 헤일리의 2군행을 통보했다. 전반기 마지막 선발 등판 후 통상적인 말소 조치가 아닌 선발 로테이션 제외의 의미였다. 그렇게 헤일리와 삼성 라이온즈의 인연은 너무나도 짧았던 설렘 후 찾아온 긴 희망고문 속에 비극으로 끝나고 말았다.
정현석 기자 hschung@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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