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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주=스포츠조선 정현석 기자]이보다 더 잘할 수는 없다.
수비에서도 빛났다. 1-4로 뒤진 5회말 2사. 최형우가 백정현의 5구째 패스트볼을 강하게 당겼다. 우익수 쪽으로 빠르게 빠져나가는 안타성 타구. 김상수는 불가능해 보이는 공을 다이빙 캐치로 잡아냈다. 1루에 던져 아웃. 100% 안타를 확신하며 1루로 뛰던 최형우는 어이 없는 표정으로 1루 위에 우뚝 멈춰섰다. 가뜩이나 최근 중심에 잘 맞힌 타구가 잇달아 야수 정면으로 향하면서 스트레스가 크던 상황. 물꼬를 트는 안타를 가로막은 후배가 야속할 만 했다. 1루에 서서 "그걸 잡냐"하며 망연자실해 했다. 그 순간, 공-수 교대를 위해 1루측 삼성 덕아웃으로 향하던 김상수는 고개를 푹 숙였다. 2009년부터 2016년까지 무려 8시즌 동안 한솥밥을 먹던 선배의 '반응'이 뻔했기 때문이었다. 미안한 마음 반, 민망한 마음 반으로 고개를 푹 숙이고 지나가려던 김상수. 결국 끝까지 무사히 도달하지 못했다. 3루 측 덕아웃으로 돌아가던 최형우가 기어이 돌아서서 한마디 던졌다. 더 이상 선배의 강렬한 눈길을 피할 수 없었던 김상수는 애교 섞인 반응과 함박 웃음으로 곤란한 상황에서 벗어났다.
한솥밥 먹던 후배에게 안타를 도둑 맞은 최형우는 억울했지만 승부의 세계란 냉정한 법. 최근 공-수-주 안되는 게 없는 만능 플레이어 김상수의 현 주소를 보여준 인상적인 장면이었다.
광주=정현석 기자 hschung@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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