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97경기 남은 KIA, 가을야구 향한 반등 여지 있나

노재형 기자

기사입력 2019-05-21 05:59


KIA 타이거즈 박흥식 감독 대행은 패배의식에 젖은 선수단 분위기를 하루 속히 바꿔 어느 팀도 만만하게 볼 수 없는 탄탄한 전력을 만들어야 한다며 선수들의 정신 무장도 주문했다. 최문영 기자 deer@sportschosun.com

2017년 KBO리그 통합 챔피언 KIA 타이거즈의 몰락을 지켜보는 팬들의 마음은 안타깝기만 하다.

결국 김기태 감독이 성적을 비롯한 모든 악폐의 책임을 지고 사퇴했다. 자의든 타의든 시즌 중 감독 교체는 두 가지 의미다. 성적을 포기하고 젊은 선수들 중심으로 육성과 팀 재건에 힘을 기울이거나, 아니면 남은 시즌 최선의 결과를 낼 수 있도록 팀 분위기를 다잡아보겠다는 것이다. 2019년 KIA는 후자에 가깝다.

박흥식 감독 대행은 지난 17일 한화 이글스전을 앞두고 "지금 우리 팀은 상대에게 만만해 보이는 느낌을 준다. 아직 100경기가 남았는데 포기한다는 것은 말이 안된다. 베테랑 선수들이 중심을 잡아주길 기대한다"고 했다. 어떻게든 분위기를 반전시켜 포스트 시즌에 오를 수 있도록 하겠다는 의지표명이다.

KIA는 박 대행 체제로 지난 주말 대전서 치른 한화와의 원정 3연전서 승-패-승으로 위닝시리즈를 거뒀다. 그러나 15승1무31패(승률 0.326)로 여전히 최하위다. 5위 LG 트윈스와는 10경기 차이다.

KIA는 과연 목표를 이룰 수 있을까. 가을야구를 향한 반등 여지는 있는 것일까. 전력 면에서 새롭게 추가될 것이 없다는 점에서 선수단이 '대오각성'하는 게 최선의 길임은 자명해 보인다. 박 대행도 팀 주축 선수들이 각오를 새롭게 다져주기를 바란다고 했다.

20일 현재 KIA는 팀 평균자책점(5.57) 9위, 팀 타율(0.252) 10위로 투타 전력이 크게 떨어져 있다. 이 수치를 조금이라도 개선하려면 주력 선수들의 분발을 이끌어내는 수 밖에 없다. 일단 양현종이 5월 들어 에이스 모드를 되찾았다는 게 고무적이다. 지난 19일 한화전에서는 7이닝 3안타 무실점으로 올시즌 들어 가장 좋은 피칭으로 승리투수가 됐다.

양현종과 함께 선발진을 이끄는 외국인 투수 조 윌랜드와 제이콥 터너도 최근 등판서 호투했다. 윌랜드는 5월 3경기에서 1승, 평균자책점 4.50을 기록했다. 다행히 4월처럼 무너지는 경기는 없는 상황이다. 기복이 심한 터너는 지난 17일 한화전에서 7이닝 3안타 2실점으로 4번째 퀄리티스타트를 올리며 제 컨디션을 되찾았다. 팀 전력의 절반인 1~3선발이 튼튼하면 연패가 길어지는 걸 막을 수 있다. KIA는 올시즌 지난달 9연패를 포함해 3연패 이상이 4차례 있었다. 공교롭게도 연패를 끊은 경기 선발이 윌랜드(3번)와 터너(1번)였다. 두 외인 투수에게는 꾸준함이 요구된다.

타자들도 다시 힘을 낼 기회는 충분하다. 현재 클린업트리오인 안치홍, 최형우, 새로 영입한 프레스턴 터커가 그들이다. 최형우와 안치홍은 5월 들어 각각 2홈런과 7타점, 7타점을 올렸다. 2군서 준비중인 이범호 김주찬 나지완도 얼른 타격감을 회복해야 한다. 김주찬과 나지완은 지난 17일부터 2군 경기에 나서고 있다. 전후 사정이 어떻든 팀 재건에서 핵심적인 역할을 해야 하는 베테랑들이다. 최원준 박찬호 류승현과 같은 젊은 선수들을 이끌면서 조화를 이뤄야 한다. 박 대행은 세 선수에게 모두 기회를 준다고 했다.


공교롭게도 시즌 중 기존 감독이 물러난 뒤 대행 체제로 포스트시즌 오른 대표적인 팀이 2004년 KIA다. 그해 7월 26일 5위에 그쳐 있던 KIA는 김성한 감독을 총감독으로 물러나게 하고 유남호 대행 체제로 바꾼 뒤 남은 45경기에서 26승1무18패의 기적적인 레이스로 정규시즌 4위를 차지하며 포스트시즌에 진출했다. 유 대행은 덕분에 2년 계약을 통해 정식 지휘봉을 잡기도 했다.

올해는 그때와 비교해 대행 체제가 2개월 이상 빨리 결정됐다. 남은 정규시즌 경기수는 97경기나 된다. 박 대행은 첫 경기를 지휘하던 그날 "우승 이후 안일함이 컸다. 패배의식부터 걷어내야 한다"며 선수단의 정신 무장을 강력히 주문했다.

KIA의 남은 시즌 행보는 전체 프로야구 판도와 흥행에서도 차지하는 몫이 매우 크다. 박 대행 체제가 기적을 이룰 지 지켜볼 일이다.
노재형 기자 jhno@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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