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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C현장스케치]훈훈했던 삼성벤치의 김도환 기 살리기

정현석 기자

기사입력 2019-05-10 00:49 | 최종수정 2019-05-10 07:12


2019 신한은행 MY CAR KBO 리그
NC-삼성
삼성 수훈선수 포수 김도환
2019년 5월 9일 대구삼성라이온즈파크
사진제공=삼성라이온즈

9일 오후 대구 삼성라이온즈파크에서 열린 '2019 신한은행 MY CAR KBO리그' 삼성라이온즈와 NC다이노스의 경기에서 삼성라이온즈 김도환이 파울볼을 놓치고 있다. 사진제공=삼성라이온즈

첫 단추, 중요하다. 어떻게 끼우느냐에 따라 많은 것이 달라진다. 첫 경험에서 평생 두고 쓸 자신감을 얻기도 하고, 떨칠 수 없는 트라우마에 빠지기도 한다.

그래서 중요했다. 삼성 미래의 안방마님 김도환의 프로 데뷔전. 진땀을 흘렸지만 성공적으로 치렀다. 자신감과 좋은 기억을 남겼다. 선배들의 한마음 배려 덕분이었다.

김도환은 9일 대구 NC전에서 강민호 대신 9번 포수로 선발 출전해 외국인 투수 덱 맥과이어와 호흡을 맞췄다. 입단 후 첫 1군 경기 출전. 2019년 신일고를 졸업하고 2차 2라운드 12순위로 삼성에 입단한 김도환은 고교 포수 랭킹 1위를 다투던 유망주. 일본 오키나와 캠프도 완주하며 미래의 주전 포수로 기대를 모았다.

삼성 김한수 감독은 지난 7일 첫 콜업 당시 "스무살 치고 좋은 모습을 많이 갖춘 포수"라며 "민호가 다 뛸 수는 없는 만큼 뛸 기회가 있을 것"이라고 말한 바 있다. 1군에 합류한 지 3경기 만에 가슴 떨리는 선발 출전 기회를 부여 받았다. 퓨처스리그 19경기에서는 0.200의 타율과 1홈런, 4타점을 기록했다. 타격보다 수비에서 다방면의 장점을 두루 갖춘 선수.

고졸 신인의 프로 데뷔전. 어찌 떨리지 않을 수 있을까. 하지만 경기 후 만난 김도환은 "엄청 떨릴 줄 알았는데 이상하게 앉아보니 긴장감이 없어지더라"고 말했다.

이유가 있었다. 경기 전부터 선배들이 새내기 긴장 풀어주기에 나섰다. "막내 얼굴이 허옇게 떴다"면서 놀려댔다. 어색한 웃음 속에 굳은 몸이 조금씩 풀렸다.

아찔한 '상황'은 경기중에 벌어졌다. 0-0으로 팽팽하던 3회초 선두 타자 김성욱의 초구 파울 플라이를 그만 떨어뜨리고 말았다. NC 벤치 앞에서 주춤하며 품에 안듯이 포구하다 미트에 다 들어갔던 공이 튕겨 나오고 말았다. 잡을 수 있었던 공. 선두타자여서 부담이 두배였다. 스스로를 질책하며 돌아왔다.

하지만 동료들은 새내기의 실수에 찡그리지 않았다. 마운드 위 맥과이어는 개의치 않고 잇달아 빠른 공 2개를 더 던져 3구 삼진을 솎아냈다. 김도환의 심적 부담감을 덜어준 순간. 1사 후 이상호가 안타로 출루했다. 노진혁 타석 때 초구에 바로 2루 도루를 시도했다. 스타트가 빨랐지만 김도환이 더 빨랐다. 빨랫줄 같은 정확한 송구를 2루 베이스 위로 뿌렸다. 유격수 이학주가 빠른 태그로 헤드퍼스트 슬라이딩으로 뻗은 이상호의 손을 먼저 터치했다. 데뷔 첫 도루저지.


"파울 타구를 잡았어야 했는데 못 잡아서 도루는 꼭 잡아야겠다고 생각했습니다. 사실 전 스스로 어깨가 좋은 편이 아닌거 같아서 공 던지는 걸 많이 연습하다 보니 자신감이 생겨서 잘 던질 수 있었던 것 같습니다."

파울 타구를 놓쳤을 때 미동도 않던 맥과이어는 격하게 환호하며 김도환의 기를 세웠다. 덕아웃에서는 이날 마스크를 내준 주전포수 강민호가 입피리를 불며 일부러 과하게 환호했다. 이닝을 마치고 덕아웃으로 들어오자 팔뚝 하이파이브로 긴장을 풀어주기 위해 애썼다. 훈훈한 장면이었다. 대선배의 속깊은 배려에 김도환은 "강민호 선배님께서 열심히 잘 하라고 격려해주셨다"며 감사함을 표했다.

도루 저지와 동료들의 격려 속에 부담을 한 움큼 덜어낸 신인포수는 씩씩함을 되찾았다. 러프의 만루포로 4-0으로 앞선 3회말 이어진 2사 1,2루 찬스에서 김영규의 초구 134㎞ 패스트볼을 당겨 좌전 적시타를 날렸다. 5-0으로 달아나는 천금 같은 프로데뷔 첫 안타와 첫 타점. 데뷔 첫 경기에서 3타수1안타 1타점과 도루 저지를 기록한 김도환은 6-4로 앞선 7회초 강민호와 교체됐다.

다른 포지션에 비해 좋은 포수를 하나 키워내는 데는 많은 시간이 필요하다. 그래서 더욱 중요했던 유망주 김도환의 프로 데뷔전. 성공적이었다. 그 뒤에는 선배 동료들의 속깊은 배려와 한마음 응원이 있었다.

대구=정현석 기자 hschung@sportschosun.com


9일 오후 대구 삼성라이온즈파크에서 열린 '2019 신한은행 MY CAR KBO리그' 삼성라이온즈와 NC다이노스의 경기에서 삼성라이온즈 김도환이 NC다이노스 김성욱의 파울볼을 놓치고 아쉬워 하고 있다. 사진제공=삼성라이온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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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제공=삼성라이온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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