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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 윌슨 더이상 울지 않는다, 의미깊은 개막전 승리

노재형 기자

기사입력 2019-03-24 06:30


23일 광주 KIA챔피언스필드에서 2019 KBO리그 개막전 KIA 타이거즈와 LG 트윈스의 경기가 열렸다. 선발로 등판한 LG 윌슨이 힘차게 투구하고 있다. 광주=송정헌 기자 songs@sportschosun.com/2019.03.23/

23일 광주 KIA챔피언스필드에서 2019 KBO리그 개막전 KIA 타이거즈와 LG 트윈스의 경기가 열렸다. 7회 KIA 한승택을 파울플라이로 아웃 처리한 유강남을 윌슨이 응원해주고 있다. 광주=송정헌 기자 songs@sportschosun.com/2019.03.23/

지난해 투수 부문 골든글러브 수상자는 두산 베어스 조쉬 린드블럼이었다. 외국인 투수가 황금장갑을 차지한 건 린드블럼이 역대 6번째다.

외국인 투수는 어쩔 수 없는 '신분상 한계' 때문에 웬만한 기록 가지고는 골든글러브 수상이 쉽지 않다. 엇비슷한 성적이라면 국내 투수들에게 표가 몰리기 때문이다. 골든글러브를 노리는 외국인 투수는 명실상부한 에이스라고 봐야 한다. 올해 골든글러브에 도전하는 외국인 투수가 있다. LG 트윈스 2년차 타일러 윌슨이다.

지난해 데뷔해 실력, 인성, 외모 등 3박자를 갖춘 외인 투수로 각광받은 윌슨은 올시즌 첫 등판서 골든글러브 도전자로서의 면모를 유감없이 발휘했다.

지난 23일 광주에서 열린 KIA 타이거즈와의 개막전에 선발등판한 윌슨은 7이닝 동안 3안타 무실점의 눈부신 피칭을 펼치며 승리투수가 됐다. LG는 윌슨의 호투를 앞세워 2대0으로 승리했다. 특히 윌슨은 KBO리그 대표 에이스 양현종과 맞대결에서 완벽하게 승리를 가져옴으로써 승리의 의미가 더욱 컸다.

2년 연속 개막전 등판이라는 부담 속에 마운드에 오른 윌슨은 초반 제구를 잡는데 어려움을 겪었다. 1회말 안타와 볼넷을 연속 허용하며 무사 만루의 위기에 몰린 윌슨은 최형우를 투수-포수-1루수로 이어지는 병살타로 잡아내며 호투의 발판을 마련했다. 2회에도 안타와 사구로 1사 2,3루에 몰렸다가 최원준과 김선빈을 범타 처리하며 무실점으로 넘겼고, 4회에는 선두 김주찬에게 좌측 2루타를 내준 뒤 후속 세 타자를 가볍게 제압했다. 5회부터는 3이닝 연속 삼자범퇴로 신바람 투구를 이어가며 7이닝을 채웠다. 투구수는 93개, 최고 구속은 147㎞를 나타냈다. 중반 이후 집중 구사한 커브와 체인지업이 위력을 떨쳤다.

윌슨은 지난해 26경기에 등판해 평균자책점 3.07로 뛰어난 피칭을 했음에도 9승에 그쳤다. 동료들이 도와주지 못했다. 윌슨이 등판하는 날 타선이 침묵하는 경우가 많았고, 승리 요건을 갖추고 내려간 뒤 불펜진이 이를 날린 경기가 8번이나 됐다. '윌크라이'라는 애처로운 별명까지 붙었다. 지난해 개막전에서 NC 다이노스를 상대로 6이닝 5안타 2실점의 퀄리티스타트를 했음에도 패전을 안았고, 이어 KIA전에서도 6이닝 3실점으로 호투했지만 역시 타선 지원을 받지 못해 패전투수가 됐다. 그렇게 불운이 시작됐다.

그러나 올해는 출발이 좋다. 시즌 첫 경기에서 동료들은 윌슨을 적극적으로 도왔다. 필요할 때 2점을 뽑아낸 타선, 박빙의 리드에서 1이닝을 각각 무실점으로 틀어막은 신정락과 정찬헌의 투구도 빛났다. 경기 후 윌슨은 "모든 동료에게 감사하고, 결승타를 날린 유강남에게 정말 고맙다. 불펜투수들도 잘 던졌다"고 했다.

한편, 이날 개막전에서 퀄리티스타트로 승리를 따낸 선발은 윌슨과 NC 다이노스 에디 버틀러 둘 뿐이었다. 버틀러는 NC 새 구장 창원 NC파크에서 삼성 라이온즈를 상대로 7⅓이닝 3안타 무실점으로 잘 던지며 7대0 승리를 이끌었다.
노재형 기자 jhno@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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