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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A진단③] FA편중, 결국 경기수준 저하가 근본적 원인?

나유리 기자

기사입력 2019-01-08 08:00


NC 다이노스와 4년 125억원이라는 대형 계약을 맺은 양의지. 스포츠조선DB

야구단은 투자할 가치가 있는 곳에 돈을 쓴다. 어찌 보면 팀에 많은 기여를 할 수 있고, 스타성을 갖추고 있는 거물급 선수에게 수십억, 수백억의 돈을 쏟아붓는 것은 당연한 시장 논리다.

하지만 KBO리그의 선수들 간 빈익빈부익부가 갈 수록 심해지고 있고, 리그 전체 수준에 비해 특정 소수의 선수들에게 부가 편중되는 현상은 반드시 생각해봐야 할 부분이다.

FA 몸값 거품 논란이 일어나는 가장 근본적인 이유는, KBO리그가 더 오랜 역사를 가진 메이저리그(MLB), 일본프로야구(NPB)와 비교했을때 전체적인 수준이 떨어진다는 지적 때문이다. MLB 같은 경우에는 클레이튼 커쇼, 마이크 트라웃, 브라이스 하퍼 등 슈퍼스타들의 연봉이 수백억원에 달한다. 그러나 그정도의 돈을 받을만 한 가치가 있다고 인정받는다. 세계 최고의 프로야구리그에 걸맞는 수준의 경기력을 보여주고 있기 때문이다.

그에 반면 KBO리그 팬들은 KBO리그의 수준이 메이저리그는 물론이고, NPB에도 훨씬 못미치는 상황에서 NPB와 비슷한 대형 FA 계약이 체결되고 있기 때문에 불만을 제기한다. 평균치로만 따지면 3개 리그 중 KBO리그가 가장 적지만, 특급 선수들의 연봉은 견줄만 하다.

결국 리그의 수준과 질적 문제로 연결된다. KBO리그는 최근 몇 시즌 동안 꾸준히 타고투저에 시달리고 있다. 급성장하고 있는 타자들의 수준에 비해, 투수들의 성장은 한참 못 미친다. 걸출한 신예 투수는 거의 나타나지 않고, 투수력 하향은 국제 대회에서도 결과로 드러나고 있다. 2017년 열린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을 비롯해 최근 열린 국제 대회에서 한국 야구 대표팀은 만족스러울만 한 결과를 내지 못했다. 지난해 우승을 차지한 아시안게임에서도 대만을 상대로 패하는 등 내용면에서는 좋은 평가를 받지 못했다.


스포츠조선DB
저출산으로 인해 야구를 시작할 수 있는 유소년 인구 자체가 줄어드는 상황에서 10구단 체제 자체가 KBO리그에게 과분한 것이 아니냐는 지적도 나온다. 투수력 저하로 인한 타고투저 현상 역시 10구단 체제와 어느정도 연관이 있다. 전체적으로 선수층이 얕아졌기 때문이다. 쉽게 말해, 8개 구단 체제일때는 1~2군을 오가며 1.5군 정도에 속했던 선수가 10구단 체제에서는 1군 주전 출전 기회를 더 많이 받을 수 있다. 경기력과 연결될 수밖에 없는 문제다.

이로 인해 현장에서는 "현재 144경기 체제가 너무 많다. 경기수라도 줄이면 훨씬 도움이 될 것"이라고 한 목소리로 외친다. 9월 엔트리 확대, 외국인 선수 3명 체제 등 KBO도 여러 추가 방안을 시행하고 있는 상태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선수층에 비해 경기수가 많다는 데는 많은 현장 관계자들이 동의한다.

물론 10개 구단 이사회와 KBO 입장에서는 쉽게 경기수를 조절할 수가 없다. 중계권, 구단 수익, 마케팅 활성화 등 여러 문제가 얽혀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제는 평행선이 아닌 접점을 찾는 논의를 해야할 때다.


나유리 기자 youll@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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