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옵션과 보장액, 작지만 큰 차이가 협상 성공 여부를 가른다?
그러나 옵션과 보장액의 차이를 무시할 수 없다. 언제, 어떻게 선수 생활이 끝날지 모르고, 노후 보장도 되지 않는 야구선수들에게 FA는 가족 전체의 미래를 대비할 수 있는 일생일대의 기회다. 지금 당장은 부족함 없이 살더라도, 아내와 자식들, 부모님 그리고 자신이 은퇴 후 어떻게 살게될지 장담할 수 없기 때문에 벌 수 있을때 최대한 많이 벌어두려는 심리가 작용한다.
두산이 협상 마지막에 제시한 총액 120억원도 옵션 금액이 10억원 가량 포함된 것으로 알려졌다. 이것을 감안하면, 실제 NC와 두산 구단의 제시액 차이는 최대 15억원 정도로 벌어진다.
물론 구단의 딜레마도 있다. 구단 입장에서는 최후의 장치를 걸어두고 싶다. 어차피 기업이 큰 돈을 쓰는 상황에서 5~10억이 무슨 차이냐고 지적할 수 있지만, 선수에게 옵션으로 동기부여를 제공하고 만에 하나 변수가 생길 경우 손실을 조금이라도 줄여야하는 것이 야구단이 해야하는 업무 중 하나다. 계약 당시에는 누구도 'FA 먹튀'를 예상하지 않는다. 악재를 방지하기 위한 장치인 셈이다.
KIA 타이거즈 양현종도 2016시즌이 끝난 후 FA 자격을 얻었지만, KIA와 1년 단위로 계약을 새롭게 하고 있고, 지금까지는 옵션 금액이 계속 포함돼 있었다. SK 와이번스와 6년 최대 106억원 대형 계약을 맺은 최 정도 옵션 금액이 6억원이다. SK 구단은 출장 경기수를 기준으로 옵션을 걸었다. 반면 또다른 SK 내부 FA 이재원은 옵션 없이 4년 총액 69억원을 받았기 때문에 팬들의 기대치 이상의 계약을 했다는 평가를 받았다.
선수와 구단의 옵션-보장액 밀고 당기기는 각자의 입장에서 당연한 조건이다. 10개 구단이 '모든 계약 투명화'를 주장하는만큼 앞으로 더더욱 옵션을 포함한 세부 조건이 계약의 관건이 될 것이다.
나유리 기자 youll@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