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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상대로였다. 세금 폭탄 문제는 재계약에 막대한 영향을 끼쳤다.
다른 선수들도 마찬가지다. LG 트윈스는 헨리 소사를 재계약 대상자에서 제외했고, 외국인 선수 영입을 마쳤다. 소사는 한국에서만 7시즌을 뛴 '장수 외인'이다. 스스로 한국 생활에 대한 만족감이 무척 높고, 오래 뛴만큼 편안함을 느끼기 때문에 앞으로도 KBO리그에서 뛰고싶은 마음이 컸다. 하지만 소사는 헥터보다 더 많은 시간을 뛰었고, 세금 소급 적용 기준인 2015시즌에도 LG에서 연봉을 받고 있었기 때문에 헥터보다 더 많은 세금을 내야 하는 상황이었다.
메이저리그 복귀를 선언한 메릴 켈리를 비롯해 그밖에 다년간 뛰었던 외국인 선수들, 특히 조세협정이 체결되지 않은 남미 출신 선수들은 비슷한 문제를 겪고있다. 한국인과 결혼한 더스틴 니퍼트 역시 올 시즌 도중 세금 문제로 인해 소송 준비를 한다는 이야기까지 돌았다. 이중 과세 방지를 위한 조세 협정이 체결돼있는 미국은 상황이 조금 낫지만, 다른 나라 선수들은 더 큰 어려움을 겪고있다.
물론 세금은 당연히 내야하는 것이 맞다. 로마에서는 로마 법을 따라야 한다. 그렇다고 해도 이들을 무작정 비난할 수는 없다. 외국인 선수들은 전적으로 에이전트나 구단에 의지할 수밖에 없다. 특히 세금과 같이 복잡한 문제들은 계약 당시에 미리 고지받는 내용으로 인식할 수밖에 없다.
외국인 선수 세금과 관련한 규정이 지난 2015년에 바뀌었지만, 3년 가까이 구단들이 제대로 인지하지 못했고, 그동안 국세청에서도 특별한 추가 고지나 안내가 없었던 것이 사실이다. 결국 외국인 선수 입장에서는 계약 전에 알고있던 내용대로 세금을 납부했는데, 한참 시간이 흐른 후에 다시 추가 세금을 내라는 청천벽력이 떨어진 것이다. 외국인이라는 신분 때문에 국내에서 개인 회계사를 고용하고 협의하는 것도 쉽지가 않다. 의사소통 문제도 걸림돌이다. 이런 부분들이 결국 한꺼번에 영향을 미치는 셈이다.
나유리 기자 youll@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