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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치킨테러'에 '신발투척'까지, 800만 관중시대의 불편한 자화상

고재완 기자

기사입력 2018-09-27 05:45


사진캡처=KBSN스포츠

'아직도 이런 관중이 있다니 놀랄 일이다.'

26일 부산 사직야구장에서 열린 NC 다이노스와 롯데 자이언츠와의 경기를 본 야구관계자의 말이다.

상황은 이렇다. 롯데 자이언츠 조원우 감독은 이날 5회말 비디오판독에 대해 어필하다 퇴장당했다.

5회말 1사 1루에서 민병헌의 대타 정 훈이 2루 땅볼을 쳤다. 유격수 노진혁이 2루 베이스를 밟고 1루에 송구했다. 판정은 병살타. 하지만 롯데 벤치는 노진혁의 2루 터치가 안 됐고 1루에서도 송구보다 주자가 빨랐다며 2가지 상황에 대해 모두 비디오판독을 요청했다.

비디오판독 결과 1루는 번복됐지만 2루는 원심이 유지되자 조 감독은 그라운드로 나와 심판에게 어필을 했다. 비디오판독 결과를 놓고 감독이 어필을 하면 퇴장이다.

이날 심판조장인 강광회 3루심은 조 감독을 퇴장시킨 후 관중들에게 상황을 설명했다.

조 감독의 어필은 일견 이해되는 부분이 있다. 더그아웃 분위기를 위해서는 어쩔 수 없는 선택일 수도 있다. 물론 롯데는 비디오판독 기회 2번을 아쉽게도 한 번에 날리며 불리한 상황이 되기도 했다.

이후 홈 팀에게 불리한 판정에 관중들의 야유가 쏟아져 나왔다.


하지만 더 심각한 일이 벌어졌다. 화가 난 관중이 자신의 신발을 그라운드에 던진 것. 당연히 경기는 잠시 중단됐다.

그리고 NC 선발 김건태는 보크를 범했다. 접전이 벌어지는 심각한 상황에서 투수의 보크는 관중까지 당황케 했다. 물론 김건태의 보크가 그라운드에 투척된 신발 때문이라고 확정할 수는 없다. 하지만 경기 분위기를 망쳐버리는것은 확실하다.

올 시즌들어 시민의식이 결여된 관중들의 행동이 심심치않게 나와 우려를 사고 있다. 지난 3월 31일 롯데 이대호는 사직야구장에서 누군가가 던진 치킨 박스를 등에 맞았다. 팀이 연패를 하자 화가난 시민이 한 행동이었다.

또 지난 6월 21일 청주야구장에서 열린 한화 이글스와 LG 트윈스의 경기에는 티켓을 구하지 못한 관중들이 쪽문을 통해 몰래 야구장에 입장하는 일이 벌어졌다. 또 그에 앞선 19일에는 10대 2명이 경기장 안에 난입해 한바탕 소동이 일어나기도 했다. 이들의 난입이유는 '한화가 경기에 패할 것 같았기 때문'이었다.

KBO리그는 800만 관중이 지켜보는 전국민의 스포츠이자 여가생활이다. 그만큼 수준높은 시민의식이 필요한 것도 프로야구다. 하지만 올 시즌에는 몇몇 철없는 관객들로 인해 리그 수준이 역행하는 상황까지 벌어지고 있다. 감독의 퇴장은 경기의 일부지만 관중의 신발 투척은 경기의 일부가 아니다. 성숙한 시민의식이 필요한 때다.


고재완 기자 star77@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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