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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장리포트]장정석 감독의 결단, 이승호-안우진 선발 투입

이원만 기자

기사입력 2018-09-18 18:27


2018 KBO리그 넥센과 LG의 경기가 11일 오후 서울 잠실야구장에서 열렸다. 3대1로 승리한 후 넥센 장정석 감독이 선수들과 하이파이브를 나누고 있다.
잠실=김경민 기자 kyungmin@sportschosun.com /2018.09.11/

"이승호와 안우진이 선발로 나갑니다."

시즌 막판 선발 투수들의 연이은 부상으로 로테이션이 틀어진 상황을 타개하기 위한 넥센 히어로즈 장정석 감독의 해법은 결국 '정면돌파'였다. 각각 팔꿈치 부상과 손가락 물집 증세로 정상 로테이션 소화가 어려워진 최원태와 신재영 대신에 '젊은 피' 이승호(19)와 안우진(19) 등 두 명의 '겁 없는 10대' 좌우 펀치를 선발로 기용한다고 밝혔다. 파격적이지만, 기대감이 생기는 조합이다.

장 감독은 18일 고척 스카이돔에서 두산 베어스와의 홈경기를 앞두고 이 같은 선발 운용 계획을 공개했다. 그는 "이승호는 내일 두산전에 나가고, 안우진은 모레 삼성전에 선발로 투입한다"고 시원하게 공개했다. 선수들에 대한 굳건한 신뢰와 자신감이 엿보였다.

어차피 숨길 일도 아니다. 현재 넥센으로서는 확실한 해법을 하루 빨리 마련하는 게 중요했다. 장 감독은 브랜든 나이트 투수코치와 협의 끝에 이 같은 계획을 확정했다. 그리고 이를 일찌감치 공개함으로써 해당 선수들에게 더욱 강한 책임감과 자신감을 심어주는 동기부여 효과를 노렸다고 볼 수 있다.


4일 오후 인천 SK행복드림구장에서 KBO리그 SK 와이번스와 넥센 히어로즈의 경기가 열렸다. 넥센 이승호가 6회 마운드에 올라 힘차게 투구하고 있다. 인천=송정헌 기자 songs@sportschosun.com/2018.09.04/
이에 따라 이승호와 안우진은 현 시점에서 팀의 4, 5선발 역할을 부여받게 됐다. 원래 넥센은 아시안게임 휴식기 이전까지 가장 안정적인 5선발 로테이션을 구가했던 팀이다. 외국인 투수 원투펀치인 에릭 해커와 제이크 브리검, 그리고 팀내 최다승 투수인 최원태에 두 명의 사이드암 한현희와 신재영이 제 역할을 해주며 팀에 힘을 보태주고 있었다.

그러나 최원태가 아시안게임 일본전 선발 등판 때 불거진 팔꿈치 통증으로 정규시즌 재개 후 계속 재활을 진행했다. 이 자리를 일단 하영민으로 메우려고 했으나 그 계획은 실패했다. 더불어 신재영마저 지난 14일 창원 NC전 때 선발로 나왔다가 고질적인 손가락 물집 증세가 다시 발생하는 바람에 정상 컨디션이 아니었다. 결과적으로는 18일 두산전을 포함해 15경기에서 운용할 수 있는 확실한 선발 카드가 해커, 브리검, 한현희 등 3명 밖에 없는 상황이 벌어지고 말았다.


SK 와이번스와 넥센 히어로즈의 2018 KBO 리그 경기가 1일 인천 SK행복드림구장에서 열렸다. 넥센 안우진이 힘차게 공을 던지고 있다.
인천=허상욱 기자 wook@sportschosun.com/2018.08.01/
이런 이유로 장 감독은 이승호와 안우진에게 선발진의 공백을 메우는 미션을 부여한 것이다. 한화 이글스처럼 불펜의 힘이 강력하다면 한정된 선발 자원만으로 버텨보는 방법도 생각해볼 수 있었겠지만, 넥센은 불펜의 힘도 약한 편이다. 한화와 같은 경기 운영을 기대하기 어렵다. 차라리 그럴 바에는 영건들의 선발 능력에 기대를 걸어보는 게 나을 수도 있다.

그나마 다행인 점은 이승호와 안우진이 올해 1군에서 적지 않은 경험을 쌓은 것이다. 장 감독은 "이승호는 지난해 수술 이후 첫 시즌이라 초반에 조심스러웠는데, (소화가능)투구 수를 많이 늘렸다. 60~70개까지도 무리없이 던졌다"며 기대감을 보였다. 이승호는 올해 28경기에 나와 27⅓이닝을 소화하며 1승2패 4홀드를 기록 중이었다. 이어 안우진에 대해서도 "1군에서 던지면서 예전에 비해 덜 긴장하게 됐다. 구위도 향상됐다"고 평가했다. 과연 두 명의 '10대 좌우펀치'가 넥센의 시즌 막판 승리 아이콘이 되어줄 지 주목된다.


고척=이원만 기자 wman@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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