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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국 결말은 10승 투수?
올 시즌 10승은 더욱 의미가 있다. 부진 속에서도 어렵게 쌓은 성적이기 때문이다. 차우찬은 시즌 초반부터 기복이 심하게 출발했다. 5월까지 등판한 10경기 중 퀄리티스타트(선발 등판 6이닝 3자책 이하)는 5번 있었지만, 4실점 이상으로 무너진 경기도 5번이나 됐다. 극과 극의 투구였다.
여름에는 더욱 고전했다. 7월에는 올스타 브레이크 전후로 등판한 4경기에서 승리 없이 3패에 평균자책점 13.75로 부진했다. 또 7월 6일 KIA 타이거즈전부터 8월 10일 삼성전까지 6경기 연속 승리 없이 6실점 이상, 4연패로 극도의 부진에 빠졌다. 고관절 결국 아시안게임 대표팀에서도 하차했다.
두산 베어스 유희관도 비슷하다. 유희관은 차우찬보다 더욱 힘든 시즌을 보냈다. 올해도 선발진 일원으로 시즌을 출발했지만, 구위와 구속 저하로 장기 슬럼프에 빠졌다. 개막 이후 5월까지 1승4패에 불과했고, 10경기에서 퀄리티스타트는 2번 뿐이었다. 한차례 2군에도 다녀오고, 중간 계투로 1경기 등판하기도 하면서 변화를 꾀했으나 부진 탈출은 쉽지 않았다.
물론 누적된 피로의 영향이라는 의견이 다수였다. 유희관은 선발 투수로 활약을 시작한 2013시즌부터 지난해까지 5년 연속 140이닝 이상, 2015시즌부터는 3년 연속 180이닝 이상을 던진 투수다. 특별한 부상으로 로테이션을 거른 적도 없다. 그만큼 풀타임 5시즌을 보냈기 때문에 구위 저하가 이상한 일은 아니었다.
유희관에게도 아시안게임 휴식기가 많은 보탬이 됐다. 상승과 하락을 반복하던 유희관은 아시안게임 휴식기 전 마지막 등판이던 8월 12일 롯데 자이언츠전에서 ⅔이닝 5실점으로 충격의 강판을 당했었다.
두 사람의 부활은 소속팀에게도 큰 힘이 된다. 두산은 정규 시즌 우승이 유력하기 때문에 한국시리즈까지 내다보며 준비를 하고 있다. LG도 포스트시즌 진출이 최우선 과제라 투수진 안정화가 가장 중요하다.
깊은 부진에 빠졌던 차우찬과 유희관이 결국 '클래스'를 보여주며 가을의 꿈이 영글고 있다.
나유리 기자 youll@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