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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군 데뷔 타석 사구 출루, 롯데 전병우 날개 펼까

박상경 기자

기사입력 2018-09-05 06:00


◇전병우가 지난 4일 대전구장에서 열린 한화전에서 타격 자세를 취하고 있다. 사진제공=롯데 자이언츠

4일 대전구장.

한화 이글스에 4-5로 뒤지던 9회초 1사 1루에서 조원우 롯데 자이언츠 감독은 채태인 대신 낮선 이름의 타자를 호출했다. 지난 2015년 롯데 입단 후 이날 전까지 1군 출전 기록이 없는 전병우(26)였다.

덤덤한 표정으로 타석에 선 전병우가 상대한 투수는 올 시즌 KBO리그 세이브 1위(32세이브) 투수인 정우람. 1B2S로 불리한 볼카운트에 몰리던 전병우는 정우람이 던진 4구째를 바라보며 힘차게 레그킥을 했다. 하지만 그라운드에 닿은 왼발에 공이 날아들었고, 전병우는 출루에 성공했다. 프로 입단 후 첫 1군 타석에서의 첫 출루 기록은 '사구'로 남았다. 호쾌한 안타는 아니었지만 데뷔 타석에서의 첫 출루는 인고의 시간을 버텨내며 1군 무대에 오른 전병우에겐 무엇과 바꿀 수 없는 값진 기억이다.

개성고와 동아대를 거친 전병우는 지난 2015년 롯데 2차 3라운드 28순위 지명을 받고 프로의 꿈을 이뤘다. 데뷔 첫 해 시범경기를 통해 기회를 부여 받았지만, 높은 벽을 실감하는데 그쳤다. 전병우는 첫 시즌 뒤 곧바로 군입대를 택했고, 지난해 롯데에 복귀했다. 하지만 여전히 그에겐 '무명'이라는 꼬리표가 따라 붙었다.

긴 기다림의 시간, 스스로 가치를 증명하는 길 뿐이었다. 전병우는 올 시즌 2군리그 75경기서 타율 3할5리(223타수68안타), 13홈런 47타점을 기록했다. 지난 7월 27일 한화 2군전에서는 3연타석 홈런을 치면서 장타력을 과시했고, 8월 한 달간 2군리그에서 타율 4할6푼3리(41타수19안타)를 기록하는 등 가파른 상승세를 보였다. 조 감독은 4일 한화전을 앞두고 전병우를 확장엔트리에 포함시켰다.

내야수인 전병우는 1, 2, 3루를 커버할 수 있는 선수로 꼽힌다. 동아대 중장거리형 타자로 기대를 모았고, 올 시즌 2군리그에서도 장타율 5할4푼3리를 찍으면서 재능을 증명했다. 훌리오 프랑코 롯데 2군 코치는 전병우를 두고 "1군에서 충분히 통할 만한 타자"라고 칭찬하기도 했다.

전병우는 앞으로 어떤 길을 걸을까. 1군에서 자리를 잡기 위해선 좀 더 많은 시간과 노력이 필요해 보인다. 롯데 1루 수비는 베테랑 이대호, 채태인의 로테이션 체제다. 2루(앤디 번즈)와 3루(신본기, 한동희)에도 쟁쟁한 경쟁자들이 버티고 있다. 대타, 대수비 등 순간순간 주어지는 기회 속에서 갈고 닦은 기량을 얼마나 펼쳐 보이느냐에 따라 전병우의 미래도 결정될 것이다.


박상경 기자 ppark@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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