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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쉬 린드블럼이 물러난 후 두산 베어스의 마운드는 손쓸 틈도 없이 무너졌다.
린드블럼의 7이닝 동안 투구수는 83개에 불과했다. 경기 흐름으로 보나 투구수로 보나 최소 8회, 많으면 9회까지도 마운드를 지킬 수 있을 것으로 보였다. 그러나 부상 변수가 생겼다. 7회초 KIA 최원준을 상대하던 도중 직선타가 린드블럼의 오른쪽 발목을 맞고 튕겨져나갔다. 다행히 이닝은 마칠 수 있었지만, 바깥쪽 발등 부위가 좋지 않아 일찍 교체됐다. 선수 보호 차원에서의 결정이었다.
그런데 린드블럼이 물러난 이후 두산의 필승조가 연달아 얻어맞았다. 먼저 마운드에 오른 박치국이 선두타자 김선빈을 몸에 맞는 볼로 내보내면서 시작됐다.
이어지는 1사 1,2루 위기에서 두산은 김승회를 내리고 마무리 함덕주를 선택했다. 아시안게임 대표팀에서도 필승조로 맹활약을 펼친 함덕주는 현재 두산 불펜 가운데 공이 가장 좋다. 하지만 이번에는 통하지 않았다. 대타 안치홍을 상대로 1타점 좌전 2루타를 맞았고, 로저 버나디나에게 볼넷을 내줬다. 이어 최형우에게마저 2타점 역전 적시타를 허용했다. 7회말까지 3-1로 이기고 있던 두산은 순식간에 3-5로 뒤집혔다.
여기서 끝이 아니었다. 함덕주를 내리고, 김강률을 올렸지만 만루에서 나지완에게 스트레이트 밀어내기 볼넷을 줬다. 다음 투수로 나온 윤수호도 만루에서 김선빈에게 1타점 적시타, 유재신의 내야 땅볼로 2점을 더 내줬고, 이명기에게 쐐기 2타점 적시타까지 허용했다. 린드블럼이 7회까지 1점을 내준 반면 두산 불펜은 8회에만 9실점을 했다. 무려 5명의 투수가 1이닝을 막기가 버거웠다.
잠실=나유리기자 youll@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