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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C 다이노스는 시즌 내내 5선발의 부재로 힘겨운 나날을 보냈다. 사실 5선발 뿐만 아니라 왕웨이중, 이재학을 빼고는 꾸준히 로테이션을 소화해준 투수가 없을 정도로 NC의 선발 마운드는 불안한 상황이다.
유 감독대행은 "김건태와 배재환을 붙이고 최성영과 구창모를 붙여 로테이션을 돌릴 계획"이라고 말했다. 선발 투수가 흔들리면 바로 조기강판 시키고 롱릴리프 투수를 올려 분위기 반전을 꾀하겠다는 의미다.
그리고 이같은 시스템은 지난달 31일 대구 삼성라이온즈파크에서 열리고 있는 삼성 라이온즈와의 주중 3연전부터 본격적으로 시행돼 빛을 발했다. 31일 경기에서는 김건태가 선발로 나섰다. 상대 선발은 팀 아델만. 선발 마운드의 열세가 눈에 띄는 경기였다. 하지만 김건태는 6이닝 2실점 의외의 호투를 했다. 이후 등판한 배재환이 1이닝 2실점하며 12회 연장 끝에 무승부로 끝나긴 했지만 NC 입장에서는 열세인 경기를 패하지 않는 것만해도 괜찮은 수확이었다.
김건태는 올 시즌 삼성에 2승-평균자책점 1.50으로 유난히 강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하지만 타팀과의 맞대결은 불안한 것이 사실이다. 때문에 배재환과 함께라면 시너지가 일 수도 있다.
구창모는 이날 경기 전까지 선발로 활약했지만 만족스러운 모습을 보이지 못했다. 유 감독대행은 "구창모가 선발에 부담을 너무 많이 느끼는 것 같다"며 보직변경을 결정했다. 대신 최성영이 앞에 나섰다. 그 결과는 최성영은 특유의 배짱투로 경기 초반을 막아줬고 구창모는 깔끔한 호투로 더할 나위없는 모습을 보였다.
아직 완벽한 성공이라고 말하기 이르다. 게다가 늘 이런 식으로 마운드를 운용하기는 쉽지 않은 것이 사실이다. 하지만 항상 선발 마운드 불안에 시달렸던 NC 입장에서 보면 일단은 괜찮은 선택처럼 보인다.
고재완 기자 star77@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