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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 강지광, 대타로 나왔다가 마운드에 오른이유

이원만 기자

기사입력 2018-08-01 21:54


SK 와이번스와 넥센 히어로즈의 2018 KBO 리그 경기가 1일 인천 SK행복드림구장에서 열렸다. 8회말 SK 박희수 타석때 대타로 들어선 강지광이 9회초 마운드에 올라 공을 던지고 있다.
인천=허상욱 기자 wook@sportschosun.com/2018.08.01/

올 시즌을 앞두고 2차 드래프트를 통해 SK 와이번스로 이적한 '투수' 강지광이 친정팀 넥센 히어로즈를 상대로 타석에 깜짝 등장했다. 8회말 대타로 나왔다.

강지광의 타자 변신은 1일 인천 넥센전 8회말에 이뤄졌다. SK가 14-3으로 크게 앞선 상황. 1사 2, 3루에서 1번 타자 박희수 타석 때였다. SK 벤치가 대타를 투입했는데, 그게 바로 강지광이었다. 강지광이 SK에서 타자로 나온 건 이번이 처음이다. 투수로는 이미 지난 7월26일 두산전 때 데뷔전을 치른 바 있다.

이 상황에 굳이 강지광을 넣어야 했는 지 의문이 들 수 있다. 하지만 납득할 만한 이유가 있었다. SK는 4회말부터 타선이 대폭발하며 올 시즌 팀 최다 20안타로 14점을 뽑아냈다. 그 과정에서 엔트리에 있는 야수들이 전부 소진됐다.

그러면서 앞선 7회말 2번 한동민 타석 때 대타로 나온 김동엽을 8회초 좌익수로 돌렸고, 1번 좌익수로 선발 출전했던 노수광을 교체하며 그 자리에 투수 박희수를 집어넣게 됐다. 결국 SK 1번 타순에 투수 박희수가 들어간 셈. 계산상으로 볼 때 8회말이 5번 타자부터라 시작되고 뒤로 하위 타순이 이어져 1번 박희수까지 타석이 돌아올 가능성이 그리 크지 않아 보였다.

그런데 5번 최 항부터 시작된 8회말 공격에서 SK 하위 타선이 쉬지 않았다. 여기에 넥센 내야실책까지 나오며 결국 2사 만루 상황에서 '1번 타자 박희수' 타석이 돌아왔다. 결국 SK 트레이 힐만 감독은 박희수를 타석에 세우느니 차라리 지난해까지 타자로 활약했던 강지광을 타석에 내보낸 것이다. 타자 경험이 없는 박희수가 자칫 타석에서 부상을 당할 위험을 배제하려는 목적도 엿보인다.

냉정히 말해 이미 스코어가 크게 벌어진 터라 강지광에게 적시타를 기대한 건 아니었다. 박희수의 보호, 그리고 다음 이닝 투수 교체를 모두 대비한 포석의 일환으로 강지광에게 한 타석을 맡긴 것이다. 결국 강지광은 유격수 뜬공으로 물러났다. 그리고 강지광은 예정대로 9회초 팀의 6번째 투수로 마운드에 올랐다. 하지만 임병욱에게 스리런 홈런을 맞는 등 1이닝 동안 5실점으로 좋은 모습을 보여주진 못했다. 대타로 나왔다가, 투수로 마운드에 오른 특이 사항만을 남겼을 뿐이다.


인천=이원만 기자 wman@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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