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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실 지금까지 이뤄낸 것만 가지고도 넥센 히어로즈 최원태는 '에이스'라는 칭호를 받기에 부족함이 없다. 가히 나무랄 데 없는 최고의 시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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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름 지기 에이스라면, 상대를 가리지 않고 늘 안정된 모습을 보여줘야 한다. 아무리 다른 팀을 상대로 잘 하더라도 어떤 특정 팀을 만났을 때 고전한다면, '미완'의 꼬리표가 붙을 수 밖에 없다. 그런 면에서 최원태는 LG 트윈스와 KIA 타이거즈를 두려워해선 안된다.
KIA전에서도 마찬가지다. 3경기에 나와 평균자책점 5.94(16⅔이닝 11자책)를 기록했다. 대 LG전에 이어 두 번째로 나쁜 평균자책점이다. 결과는 1승2패, LG전 때와 마찬가지로 승보다 패가 많다. 공교롭게도 LG와 KIA는 모두 순위 싸움에서 넥센이 반드시 물리쳐야 할 상대들이다. 팀의 에이스인 최원태가 이런 경쟁팀에게 유별나게 약한 모습을 보여주면 팀이 힘을 제대로 쓰기 어렵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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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원태가 더욱 대단한 이유는 매해 꾸준히 발전하고 있기 때문이다. 기록에서 확연히 드러난다. 입단 첫 해인 2015년을 통째로 어깨 재활에 투자한 최원태는 2016년부터 본격적으로 1군 무대에 섰다. 첫 해는 2승3패에 7.23의 평균자책점. 그러나 지난해 처음으로 두 자릿수 승리(11승)를 따내면서 평균자책점을 4.46으로 확 끌어내렸다.
그리고 올해 또 한 단계 성장했다. 이미 13승으로 지난해 승리 기록을 넘어선 최원태는 평균자책점도 4.09로 지난해에 비해 향상된 기록을 작성 중이다. 하지만 4점대 평균자책점은 여전히 아쉬움이 남는 부분이다. 어떤 측면에서 보면 승수보다 평균자책점이 조금 더 투수의 가치를 증명할 수 있는 지표로 볼 수 있기 때문이다.
실제로 상당수 투수들, 특히 선발들이 승리 보다는 볼넷이나 평균자책점과 같은 지표에 더 신경을 쓰기도 한다. '3점대 평균자책점'은 A급 투수의 자존심을 지켜주는 최후의 보루와 같다.
그런 측면에서 최원태도 남은 시즌을 통해 평균자책점을 조금 더 낮추는 데 집중할 필요가 있다. 승수는 거기에 자연스럽게 따라 붙을 것이고, 이미 지금까지 거둔 13승만 해도 충분히 대단한 성과다. 하지만 평균자책점은 조금 더 엄격하게 관리해야 한다. 무엇보다 3점대 진입이 눈 앞에 보이기 때문이다. 앞으로 최소 7~8번의 기회가 더 있기 때문에 충분히 가능하다. 그래서 더욱 기대가 되기도 한다. 잘하면 '3점대 평균자책점-15승'의 특급 에이스 지표를 달성할 수도 있다. 충분히 도전의식을 불태울 가치가 있다.
이원만 기자 wman@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