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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이닝 무실점 기록하면 3번 더 기회 주실 거예요?"
평소 선수들의 인터뷰를 잘 진행하는 김 감독은 김 민에게 선발 출전 소감을 물었다. 입단 때부터 당찬 모습만 보여왔던 김 민인데 "긴장이 많이 되는데, 안되는 척 하고있다"고 답했다. 그러자 김 감독은 "긴장을 너무 안해도 안된다. 긴장되는 게 당연한거다"라며 어린 선수를 격려했다.
김 감독은 미래의 스타에게 많은 배려를 했다. 중요한 시기 홈팬들 앞에서 선발 기회를 줬음은 물론, 일부러 등판일에 앞서 1군에 콜업했다. 불펜 운영하기도 힘든 상황에 엔트리 한 자리를 며칠 동안 김 민으로 채운 것이다. 1군 분위기를 미리 익혀, 데뷔전 떨리는 마음을 진정시키라는 의미였다. 감독의 이런 뜻을 아는 지 모르는 지 김 민은 "TV에서만 보던 선배님들이 이닝 마치고 하이파이브 하러 나에게 오시면 '왜 나한테 오시지'라는 생각이 든다"며 엉뚱한 모습을 보여줬다. 물론 "1군 분위기를 배우고 있다. 계속 익산 2군에만 있었는데 확실히 분위기가 다르다"고 덧붙였다.
이날 대화의 하이라이트는 김 민의 선발 등판 거래 시도. 김 감독이 "우리 민이가 5이닝 무실점 할 수 있을 것"이라고 기를 불어넣어 주자, 취재진이 김 민에게 "5이닝 무실점에 성공하면 감독님께 선물을 달라고 해보라"고 부추겼다. 그러자 김 민이 김 감독에게 "5이닝 무실점 기록하면 선발로 3번 더 기회 주실 건가요"라고 애교 섞인 목소리로 말했다. 김 감독은 이에 껄껄 웃으며 "이번 등판은 수많은 공을 던지는 데 시작"이라고 말했다. 뭔가 멋있는 말 같으면서도, 기회를 쉽게 줄 수는 없다는 의미로 들리기도 했다. 김 감독은 계속해서 "이번이 끝이 아니다"라는 식의 말을 하며 진땀을 흘렸다. 팀 운영 계획이 서있고, 다른 선수들이 보고 있는데 함부로 약속을 하면 안되는 게 감독 입장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진짜 김 민이 5이닝 무실점을 기록하면 3번까지는 아니더라도 다음 기회는 무조건 얻을 수 있을 듯. 기회 여부를 떠나 김 민은 신인 선수로서 홈팬들 앞에서 당차게 공을 뿌리는 모습만 보여줘도 성공이다. 김 감독은 "가운데 던진다는 게 말이 쉽지, 신인 선수에게 절대 쉬운 일이 아니다. 민이가 코너워크 등을 신경쓰지 말고, 가운데만 보고 당당하게 던졌으면 좋겠다"고 밝혔다.
김 용 기자 awesome@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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