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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렛 교체 시도했다는 NC, 지워지지 않는 물음표

박상경 기자

기사입력 2018-06-08 07:40


◇NC 베렛. 김경민 기자 kyungmin@sportschosun.com

김경문 감독이 NC 다이노스를 떠난 이유를 두고 여전히 설왕설래가 오가고 있다. 이 중 외국인 투수 로건 베렛은 김 감독과 NC가 '돌아올 수 없는 강'을 건넌 가장 큰 이유로 지적되고 있다.

베렛은 김 감독 재임 시절이던 지난달 14일 1군 엔트리에서 제외됐다. 9경기에서 2승5패, 평균자책점이 6.49에 달했다. 퀄리티 스타트(선발 6이닝 이상, 3자책점 이하)는 단 한 차례 뿐이었다. 에이스 역할을 해줘야 할 외국인 투수의 모습이 아니었다. 김 감독이 베렛을 2군으로 내려보낸 것은 사실상 '교체 요구'로 받아들여졌다. 하지만 NC는 지난 3일 김 감독과 결별하고 스카우트 출신 단장이었던 유영준 감독대행 체제로 개편을 선언했다. 유 감독대행은 김 감독이 물러난지 나흘 만인 7일 베렛을 1군 엔트리에 콜업했다. 의혹이 커질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김 감독 재임 시절 '실무자'였던 유 감독대행은 베렛 교체가 실제 진행중이었다고 밝혔다. 그는 7일 창원 마산구장에서 열린 롯데전을 앞두고 "전임 감독과 (베렛의 거취를 두고) 충분히 대화를 나눠왔다"고 말했다. 이어 "당시 '(대체 선수 물색에) 시간이 다소 걸릴 것 같다'고 했다. 감독이 원하는대로 맞춰주는게 내 임무였다"며 "하지만 (대체자 물색에) 시간이 걸렸고 생각처럼 쉽지 않았다"고 덧붙였다.

베렛은 지난해 11월 계약 발표 당시 계약금 20만달러, 연봉 40만달러, 옵션 20만달러 등 총액 80만달러를 받고 NC에 올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지난 1월 메디컬 테스트 후 계약금 20만달러에 연봉 10만달러, 그리고 옵션 70만달러가 붙었다. 당시 NC 관계자는 "메디컬 테스트를 통과하긴 했지만 염려되는 부분이 있어 계약이 변경됐다"고 밝혔다. 옵션을 제외하면 60만달러짜리 선수가 30만달러짜리 선수가 된 것이다. 이 계약을 두고 김 감독은 "(베렛은) 계약할 때부터 아픈 선수였다. 스프링캠프에서 수준미달이라는 평가가 나왔다. 아픈 선수를 데려와서 계약을 그렇게 하면 현장에서 어떻게 할 수가 없다"고 불만을 드러낸 바 있다.

이에 대해 유 감독대행은 "계약 뒤 (미국 LA에서) 메디컬 테스트를 진행했다. 그런데 거기서 문제점이 드러났다"며 "미국 측에서는 활약에 지장이 없다는 의견을 내놓았지만 우리 입장에선 불안할 수밖에 없었다. (베렛을) 다른 선수로 대체하기에는 이미 시간이 너무 늦은 상황이었다. 그래서 다시 계약을 진행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종합해보면 NC는 베렛 계약 당시부터 문제점을 인지하고 있었고, 김 감독의 뜻에 맞춰 대체 외국인 물색을 진행 중이었다는 것이다. 그러나 김 감독이 베렛에 대한 불만을 수 차례 드러났음에도 실질적인 움직임이 없었고, 김 감독이 물러난 뒤 베렛이 1군에 콜업됐다. 유 감독대행의 주장과 실제 상황은 앞뒤가 안맞다는 점에서 물음표는 지워지지 않는다.

유 감독대행은 "(베렛을 둘러싼 엇갈린 평가에 대해선) 나도 인지를 하고 있다"며 "하지만 팀 상황이 이렇다보니 달리 방도가 없다. 현 상황에서 최선을 다하는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베렛은 7일 롯데전에서 5⅓이닝 동안 6안타(1홈런) 5탈삼진 3실점을 기록했다. 3-1로 앞서던 6회초 1사 1, 2루에서 마운드를 내려왔으나 불펜에서 역전을 허용하면서 승리 투수가 되진 못했다. NC는 이날 5대4로 이기며 5연패에서 탈출했지만, 뒷맛은 씁쓸했다.


창원=박상경 기자 ppark@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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