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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현의 재발견, 그렇게 넥센은 또 새 기둥을 얻었다

이원만 기자

기사입력 2018-06-07 10:12


2018 KBO리그 두산과 넥센의 경기가 5일 오후 서울 고척 스카이돔에서 열렸다. 사진은 넥센 양현
고척=김경민 기자 kyungmin@sportschosun.com /2018.06.05/

강팀과 약팀의 대표적인 차이는 핵심 전력이 빠졌을 때 나타난다. 부상이나 기타 이유로 주전 멤버가 제외됐을 때 그 공백이 크게 드러나면 강한 팀이라 할 수 없다. 반대로 누가 빠지더라도 그 자리를 자연스럽게 메워주는 인물이 나타나 전력을 안정화시켜주는 팀은 강팀이라고 부를 만 하다. 가장 대표적인 팀이 바로 두산 베어스다.

그런데 비록 두산만큼 좋은 성적을 거두고 있지는 못하더라도 이에 못지 않은 두터운 선수층을 자랑하는 팀이 바로 넥센 히어로즈다. 비록 순위는 6위에 머물고 있지만, 올해 팀의 여러 상황들을 감안하면 이 정도 성적을 유지하는 것만으로도 대단한 일이다. 다른 구단들이 몇 년에 걸쳐 경험했을 법한 다양한 악재들을 한꺼번에 겪었다. 그런데도 버틴다. 때문에 실제로 야구계에서는 이런 넥센 선수단을 바라보며 "그런데도 무너지지 않는 게 참 대단하고 신기하다"며 감탄을 쏟아낸다.

이렇게 팀이 버틸 수 있던 원동력은 여러 가지가 있다. 특히 그 중에서도 탄탄한 백업 선수층을 들 수 있다. 주전 선수들의 연쇄 부상 사태나 박동원 조상우의 성추행 혐의 파동 등이 터졌을 때 넥센은 잠시 주춤했지만, 금세 자기 자리를 되찾았다. 빠진 선수들의 빈자리를 채워주는 새 얼굴들이 나타났기 때문이다. 임병욱 김규민 김혜성 김재현 송성문 등이 알찬 활약을 펼쳐줬다. 어디서 이런 선수들이 계속 솟아나는지가 신기할 정도다.

그런데 이런 '화수분 리스트'에 또 한 명의 이름이 추가됐다. 이번에는 투수 파트다. 올해로 벌써 프로 입단 8년차가 된 26세 투수 양 현이 넥센 불펜의 새로운 대들보 역할을 해내고 있다. 2011년 두산에 10라운드(전체 73순위)로 지명됐던 양 현은 지난해까지는 별다른 활약을 펼치지 못했다. 지난해까지 1군 무대에서 던진 건 16경기, 총 투구 이닝이 15⅓이닝에 불과했다. 이닝수만 놓고 보면 중고 신인으로 분류될 뻔했다. 그 정도로 1군에서 눈에 띄지 않았다.

2015시즌 후 2차 드래프트로 넥센 유니폼을 입은 양 현은 곧바로 상무에서 군복무를 마쳤다. 올해는 제대 후 첫 시즌이다. 종종 군복무를 통해 기량이 업그레이드 되는 선수가 있는데 양 현이 바로 그런 케이스다. 올해 일취월장한 실력을 보여주고 있다. 지난 5월24일 처음 1군 무대에 올라온 양 현은 현재 6경기에서 7⅔이닝을 던지며 평균자책점 1.17의 짠물 피칭을 선보이고 있다.

4경기 연속 무실점을 이어가다 지난 5일 고척 두산전 때 8회초 양의지에게 솔로 홈런을 맞으며 첫 실점을 했다. 그러나 6일 두산전에 다시 나와 올 시즌 가장 많은 2⅓이닝을 소화했다. 내용은 퍼펙트였다. 단 한 명의 주자도 1루에 내보내지 않았다. 투구수도 18개에 불과했다.

양 현의 이 같은 호투는 팀 불펜에 큰 힘이 되고 있다. 원래 필승조였던 김상수가 조상우 이탈로 공백이 생긴 마무리 자리로 가면서 필승조의 무게감이 약해졌는데, 이걸 양 현이 다시 단단하게 만든 것이다. 그렇게 넥센은 또 한 명의 선수를 찾아냈다.


이원만 기자 wman@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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