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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년 초 일본 야구계 뿐만 아니라 일반 대중들도 큰 충격에 빠졌다. 프로야구 감독으로서 수많은 공적을 남긴 호시노 센이치 라쿠텐 구단 부회장이 지난 4일에 별세했다는 소식이 전해졌기 때문이다.
당연히 일본 야구계에서 존재감이 크고, 한국 야구와도 인연이 있다. 나카무라 타케시 KIA 타이거즈 2군 배터리 코치와 오치아이 에이지 삼성 라이온즈 투수코치는 선동열 이종범 이상훈 등 한국 선수들과 함께 1999년 호시노 당시 감독이 이끌었던 주니치 드래곤즈의 우승에 공헌했다.
호시노 부회장은 1990년대 감독 시절 '주먹'을 사용하며 선수들을 관리하곤 했다. 당시 가장 많이 얻어맞은 선수가 주니치 주전 포수였던 타케시 코치였다. 당시 호시노 감독에게 같한 '애정'을 받았던 타케시 코치는 "감독님께 안 맞은 날이 얻어맞은 날보다 적었다"고 웃으면서 회고할 정도다.
이들 '호시노 애제자'들은 호되게 꾸중을 듣곤 했던 당시의 추억을 이상하게도 기쁜 것처럼 회고한다. 일본 국민들에게 '이상적인 상사'로 기억되는 호시노 부회장. 그의 밑에서 실제로 일했던 선수들은 그를 상사가 아닌 마치 '엄한 아버지'처럼 보고 있다.
현재 40대 후반에서 50대가 된 '호시노 애제자'들은 호시노 부회장의 별세에 슬퍼하면서도 "신기하게 눈물은 안 나온다"고 한다. 장례식은 본인의 유지에 따라 비공개로 진행했기 때문에 아직 고인의 명복을 비는 자리는 열리지 않았다. 때문에 '호시노 애제자'들은 은사가 세상을 떠났다는 것을 알고는 있어도 아직 실감하지는 못하고 있는 듯 하다. 암 투병을 숨기고, 장례식도 비공개로 해 마지막 떠난 모습도 안보이려고 한 결정에 관해 라쿠텐 구단은 '항상 강한 모습을 밀고나갔던 고인의 스타일'이라고 보도자료 통해 설명했다.
일본의 '국민 상사'이자 수많은 야구인에게 아버지같은 존재였던 고 호시노 부회장. 그가 세상을 떠난 지 열흘 이상 지난 현재까지도 일본인들은 망연자실한 날들을 이어가고 있다.
<무로이 마사야 일본어판 한국프로야구 가이드북 저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