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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군 홈런왕 윤대영, 'LG 거포' 염원 풀어줄까

노재형 기자

기사입력 2018-01-09 10:14



LG 트윈스 차세대 거포로 주목받은 윤대영은 전지훈련과 시범경기에서 기회가 왔을 때 낚아채야 한다. 지난해 11월 일본 고치 마무리 캠프에서 훈련을 하고 있는 윤대영. 사진제공=LG 트윈스

LG 트윈스 차세대 거포로 주목받고 있는 윤대영(24)은 1군 경기 경험이 없다.

그는 2013년 신인 드래프트 4라운드에서 NC 다이노스의 지명을 받고 입단해 퓨처스리그에서만 뛰었다. 1군 기회가 좀처럼 주어지지 않은 가운데 윤대영은 2015년 2차 드래프트를 통해 LG로 이적한 직후 경찰야구단에 입대해 퓨처스리그에서 두 시즌을 보냈다. 그리고 지난해 11월 일본 고치에서 열린 마무리캠프에 참가해 본격적인 1군 진입 도전에 나섰다.

LG는 올시즌 윤대영을 1군 즉시 전력감으로 바라보고 있다. 경쟁 포지션은 1루수다. 양석환 또는 김재율의 백업이 아닌 당당한 경쟁자의 입장에서 꿈을 펼칠 기회를 잡았다. 류중일 감독은 1루 포지션에 대해 "양석환, 김재율도 있고 새로 들어온 윤대영도 있다. 1루수는 전훈캠프, 시범경기에서 컨디션을 보고 정하겠다"고 했다.

2년여전 LG가 윤대영을 선택한 것은 홈런 타자로 가능성이 높다고 봤기 때문이다. 이적하자마자 군입대를 권유한 것도 성장 과정서 공백기 없이 효율성을 극대화하기 위함이었다고 당시 LG 구단은 설명했다. 군복무를 하는 동안에도 LG는 몸상태를 수시로 체크하며 신경썼다. 마무리 캠프를 마치고 나서 윤대영은 "감독님께서 수비를 중요시 하셔서 수비 훈련을 많이 했다. 이번 마무리 캠프를 통해서 수비와 기술적인 부분에서 많은 것을 얻었다"며 의욕을 드러냈다.

윤대영은 경찰야구단에서 성장세가 뚜렷했다. 첫 시즌인 2016년에는 91경기에 출전해 타율 2할9푼8리, 13홈런, 70타점을 기록했다. 지난 시즌에는 93경기에서 타율 3할6푼, 24홈런, 98타점을 때리며 퓨처스리그 북부리그 홈런-타점왕에 올랐다. 키 1m86, 몸무게 97㎏의 듬직한 체구에서 뿜어내는 파워가 일품이라는 평가를 받았다.

윤대영은 마무리 캠프에서 선수들과 구슬땀을 흘리며 어엿한 'LG맨'이 됐다. 지난 5일 선수단 시무식에서도 군제대 인사를 하며 "팀에 보탬이 되고 싶다"고 했다. 그는 "기대를 해주시는 게 감사하고, 경찰야구단에서 잘 마무리하고 와서 다행"이라며 "마무리 훈련때도 그랬고 (2월)전지훈련에서 가능성을 보여주고 싶은데 조급하게 한다고 해서 되는 것도 아니다. 시즌에 맞춰 준비하겠다"고 계획을 밝혔다.

윤대영은 본래 외야수 출신이다. 프로에 들어와서 내야수로 포지션을 바꿨고, 경찰야구단에서도 1루수로 주로 활약했다. 무엇보다 홈런 타자로 기대를 받고 있는 만큼 잠실구장에 친숙해지는 것도 과제다. 그는 "경찰에 있을 때 잠실서 친 적이 있다. 야구장이 크다는 게 느껴진다"면서도 "장타는 의식하면 안된다. 그보다는 득점권 상황에서 점수를 내야 이기는 거니까 장타 뿐만 아니라 희생플라이 같은 것도 쳐서 점수를 낼 수 있는 타자가 되고 싶다"고 포부를 드러냈다.

사실 LG는 2000년대 이후 젊은 타자 육성에 굉장히 고전했다. 가능성을 믿고 스카우트한 선수들 대부분이 기회를 살리지 못하고 다른 팀으로 옮기는 경우가 많았다. 특히 홈런타자는 LG에서 좀처럼 나오지 않고 있다. 2000년 이후 20홈런을 친 토종 LG 선수는 2010년 조인성(28개), 2016년 오지환(20개) 둘 밖에 없다. 윤대영에게 관심이 쏠리는 이유다.

류 감독은 라인업 변동을 크게 가져가는 스타일은 아니다. 물론 LG에서는 선수들을 다양하게 쓸 수도 있지만, 그래도 윤대영으로서는 시즌 초부터 기회가 왔을 때 낚아채야 한다. 윤대영이 LG의 염원을 풀어줄 거포로 성장할 지 첫 시즌부터 지켜볼 일이다.
노재형 기자 jhno@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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