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임의로 기준을 두고 후보를 제한하는 게 과연 옳은가 하는 생각을 했다."
작년 후보 선정 기준을 봐도, 투수는 평균자책점 3.40 이하거나 15승 혹은 30세이브 이상의 요건을 충족해야 뽑힐 수 있었다. 야수들도 포지션에 따라 다르게 타율 제한이 있었다. 1루수, 2루수, 외야수는 타율이 3할1푼을 넘겨야 하고, 유격수는 2할8푼, 포수는 2할9푼을 넘겨야 후보가 될 수 있었다. 그래서 규정 이닝이나 규정 타석 등 기타 요건을 채워도 타율이 기준에 부합하지 않으면 후보로 이름조차 올릴 수 없는 구조였다.
하지만 올해는 KBO가 변화를 줬다. 평균자책점, 타율 마지노선을 없앤 것이다. 투수는 규정 이닝 이상이거나 10승, 30세이브 , 30홀드 중 한가지만 채워도 후보가 될 수 있다. 타자 부문도 훨씬 유연해졌다. 해당 포지션에서 720이닝(경기수X5) 이상 수비로 나선 모든 선수가 후보가 되고, 지명타자의 경우 규정 타석의 ⅔(297타석) 이상을 채우면 자격이 주어진다.
KBO가 규정을 바꾼 이유는 무엇일까. 후보 자격을 비교적 많은 선수들에게 주기 위해서다. 선택의 폭을 넓힌 것이다. KBO 관계자는 "지난해 골든글러브가 끝나고 많은 고민을 했다. 굳이 타율이나 평균자책점 제한을 두는 의미가 없고, KBO가 임의로 제한 기준을 정하는 것도 논란이 있을 수 있다는 판단에 이런 결정을 내렸다"고 설명했다.
물론 후보가 많아지면서 생길 파장도 무시 못한다. 후보가 많아졌다는 것은 바꿔 말하면 표가 분산될 가능성이 크다는 것이다. 압도적인 지지로 수상을 하기가 힘들고, 1~2표 차이로 수상자가 갈릴 가능성도 크다. 특히 외야수 부문 같은 경우 매년 치열했지만, 올해는 더 치열하다. 성적이 좋은 선수들이 워낙 많아 수상자를 예측하기가 힘들다. 넓어진 후보 폭이 이번 골든글러브를 흥미진진하게 만드는 재미를 가져다 주게 됐다.
나유리 기자 youll@sportschosun.com
KBL 450%+NBA 320%+배구290%, 마토토 필살픽 적중 신화는 계속된다 스포츠조선 바로가기[스포츠조선 페이스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