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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산 베어스가 외국인 에이스 더스틴 니퍼트와 FA 외야수 민병헌과의 인연을 내년에도 이어갈 수 있을까. 둘은 구단의 중흥기를 이끈 투타 기둥이었다. 두산은 방침을 세웠다. 협상은 하되 원칙을 굽히진 않는다. 일정한 거리감이다. 합리적 투자를 이유로 뜨겁게 달려들지 않고 있다. 두산 구단은 이미 시즌 막판에 이같은 장기적 팀전력 구성 방안을 확정했다.
니퍼트에 대한 냉정한 판단은 코칭스태프 사이에도 일정 부분 공감대를 이뤘다. 구위가 지속적으로 하락하고 있고, 직구 볼끝이 무뎌졌다. 내년이면 만 37세. 갑작스런 부상과 부진에 대한 가능성으로 재계약 자체에 부정적인 코치도 있었다.
타 구단에서 낚아챌 가능성도 적다고 봤고, 메이저리그 등 타리그 이적도 힘들다는 내부 판단을 했다. 만에 하나 협상이 틀어질 경우 보우덴의 빈자리를 채우기 위해 물색중인 외국인 투수 후보군 중 한 명이 아닌 두 명을 잡으면 된다는 입장. 냉정해 보이지만 구단이 가고자하는 방향을 가장 명료하게 보여주는 대목이다.
2015년, 2016년 한국시리즈 우승에 올해까지 3년 연속 한국시리즈 진출. 우승 갈증을 어느정도 푼데다 모기업 자금 사정도 넉넉하지 못하다. 또 젊은 대체자원들이 풍부해 굳이 무리한 투자를 할 필요가 없다는 전력분석 지표도 나와 있다.
니퍼트와 민병헌이 함께 한다면 좋겠지만 이들이 없다고 해서 갈 길을 못갈 것도 아니라는 뜻이다. 구단이 길게 고민한 결과라면 니퍼트의 경우 선수가 구단 제시액을 수용하지 않으면 협상이 결렬될 가능성마저 대두된다. 민병헌은 일찌감치 이적으로 가는 모양새다. 박재호 기자 jhpark@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