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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0일 오후 서울 잠실야구장에서 2017 KBO리그 한국시리즈 5차전 두산과 KIA의 경기가 열렸다. 2회말 무사 1,2루서 KIA 선발투수 헥터가 최주환의 보내기 번트를 잡으려 뛰어나가고 있다. 잠실=김경민 기자 kyungmin@sportschosun.com / 2017.10.30.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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점점 물음표가 커지고 있다. 과연 KIA 타이거즈는 외국인 선수 구성에 관한 '플랜B'가 있을까.
불과 보름 전까지만 해도 아무런 문제가 없는 듯 했다. KIA는 한국시리즈 우승 후 올 시즌 좋은 활약을 보여준 헥터 노에시, 팻 딘, 로저 버나디나 등 세 명의 외국인 선수와 모두 재계약 방침을 세웠다. 당연한 결정이다. 헥터는 올해 20승 투수고, 팻 딘도 후반기와 한국시리즈 때 잘 던졌다. KIA 외인타자 최초 '20홈런-20도루' 클럽 가입자인 버나디나는 두 말할 것도 없다. 오히려 재계약을 안 한다는 게 이상하게 들릴 정도다. 만약 KIA가 이들과의 재계약을 고민중이라고 했다면 팬들의 거센 반발에 부딪혔을 것이다.
그러나 상황이 조금 바뀐 듯 하다. 한국시리즈 우승 후 보름이 지났지만, 아직 어떤 선수와도 재계약 소식이 들리지 않고 있다. 올 시즌 하위권 팀들을 중심으로 외국인 선수 재계약 또는 교체 발표가 나오고 있지만, KIA는 아직까지는 조용하다. 우승 이후 각종 행사 등으로 분주하기도 했고, 또 최우선 해결 과제인 김기태 감독, 에이스 양현종과의 재계약 문제 등도 걸려있었기 때문. 외인 선수들과의 재계약은 다소 우선순위가 밀렸다. 예상됐던 부분이라 우려할 사항은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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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 타이어뱅크 KBO 시상식'이 6일 오후 2시 서울 삼성동 인터컨티넨탈 서울 코엑스에서 열렸다. 시상식에서 KBO 리그 득점상을 받은 KIA 버나디나가 소감을 밝히고 있다. 김경민 기자 kyungmin@sportschosun.com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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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KIA가 만약의 경우를 대비한 '플랜B'를 준비해둬야 하는 것도 사실이다. '만약의 경우'란 바로 외부 변수로 인해 외인 선수들과의 재계약이 이뤄지지 않는 것이다. KIA가 러브콜을 날렸는데, 해당 선수가 MLB 복귀 또는 일본리그 진출을 택하거나 또는 끝내 연봉 협상이 실패하는 것이다. 이런 상황이 나오지 말라는 보장이 없다.
일단 팻 딘은 변수가 나올 가능성이 적다. 올해 70만달러의 연봉을 받았는데, 인상폭이 그리 크지 않을 듯 하다. 후반기와 한국시리즈에서 활약하며 내년 기대감을 남겼지만, 시즌 성적은 9승7패, 평균자책점 4.14로 그리 좋지 않았다. 냉정히 시즌 기록만 보면 연봉 인상 요인이 별로 없다. KIA로서도 크게 부담스럽지 않게 다시 잡을 수 있다.
그러나 헥터와 버나디나가 문제다. 일단 헥터는 올해 170만달러나 받았다. 그런데 재계약을 한다고 하면 인상 요인도 크다. 시즌 20승으로 지난해보다 5승이나 더 했다. 또 다른 선발진에 비해 다소 부진했지만, 한국시리즈에서도 2차례나 등판해 6이닝씩 던지며 우승에 힘을 보탰다. 기존 연봉에서 20%만 올려도 200만달러가 넘어가 버린다. 그러나 헥터가 이 정도에 만족할지는 의문이다. "내 활약에 걸맞는 평가를 받겠다"고 나서면 KIA는 골치 아파질 수 밖에 없다. 게다가 내년에 만 31세 밖에 안된다. 2년간 KBO리그 35승을 거둔 투수에 눈독을 들이는 일본 팀이 없다는 건 말이 안된다.
버나디나 역시 'MLB 컴백'이 걸림돌이다. 연봉만 75만달러를 받은 버나디나는 헥터에 버금가는 연봉 상승요인을 갖고 있다. 초반 부진을 딛고 일어서 시즌 중반 이후 괴물같은 활약으로 KBO리그 득점왕에 올랐다. 한국시리즈에서도 5할이 넘는 타율로 'MVP급' 활약을 했다. 야수진 고과 최상단에 있다. 내년 100만달러를 넘기는 건 떼 놓은 당상이다.
문제는 MLB 복귀 여부. 외신에서는 버나디나의 'MLB복귀'와 관련한 소식이 심심치 않게 들린다. 에릭 테임즈의 사례도 있어 MLB 내에서도 관심이 아예 없지는 않은 듯 하다. 버나디나 역시 가능성을 열어두고 있다. KIA가 재계약을 원한다고 해도 일이 틀어질 수 있다. 그래서 지금쯤 '플랜B'도 가동되고 있어야 하는 것이다. 헥터와 버나디나를 모두 놓치는 것만큼 최악의 경우는 없다. 이것만은 막아야 한다. 하지만 둘 중 하나를 놓칠 가능성은 배제할 수 없다. 그 각각의 경우에 대한 준비도 반드시 필요할 듯 하다. KIA 프런트가 어떤 대안을 준비하고 있을 지 궁금하다.
이원만 기자 wman@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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