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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연 이대형은 어떤 선택을 해야 현명한 것일까.
2014시즌 KIA에서 126경기에 출전해 타율 3할2푼3리 22도루를 기록하며 '슈퍼소닉'의 부활을 알린 이대형은 2015, 2016 시즌 kt에서도 140경기 이상 출전, 3할 이상의 고타율을 기록하며 제2의 전성기를 구가했다. 도루도 2년 연속 44-37개를 기록해 나이가 들어 스피드가 떨어졌다는 평가를 무색케 했다.
이대형은 2017 시즌도 비슷한 성적으로 마칠 경우 두 번째 FA 대박도 꿈꿔볼 수 있었다. 100억원 이상의 초대형 계약은 무리여도, 충분히 좋은 대우를 받을 만한 개인 성적을 기록했다.
그래서 상황이 복잡하다. 일단, FA 자격은 채웠다. 그런데 내년 시즌 절반 정도를 뛰지 못하는, 그리고 큰 부상으로 장기인 스피드 발휘가 확실치 않은 선수에게 구단은 FA 장기계약을 해주기 힘들다. 그러나 선수는 FA 욕심이 난다. 일단 다년 계약을 해놔야 마음 편히 야구를 할 수 있다. 첫 FA 계약을 했던 그 시기 똑같이 FA로 한화 이글스에 입단했던 이용규 역시 첫 시즌 절반은 어깨 부상으로 수비를 할 수 없을 걸 알면서도 한화가 영입한 사례가 있다. 다만, 이용규와 비교를 하면 이용규는 당시가 최전성기였고 이대형은 내년 한국나이로 36세가 되기에 불리한 건 있다. 또 원소속팀 kt의 조건이 마음에 들지 않아 시장에 나갔다가 다른 팀을 찾지 못하면, 처음보다 박해진 조건이 돌아올 게 뻔하다. 시장에 나갈 지, 아닐 지를 신중하게 생각해봐야 한다.
이대형이 선택할 수 있는 또 다른 길은 FA 유보다. 단년 계약을 맺고, 내년 시즌 몸상태와 실력에 이상이 없다는 걸 보여준 후 내년에 다시 FA 자격을 취득하는 것이다. 문제 없다는 게 증면만 되면 더 좋은 조건으로 FA 계약을 체결할 수 있다. 일종의 모험이다. 현 상태 FA 계약으로는 도저히 만족할 만한 조건을 끌어내지 못할 것이라고 계산했을 때, 이 안을 선택할 수 있다.
과연 이대형은 어떤 선택을 할까. kt 관계자는 "고민이 많을 수밖에 없을 것이다. 우리는 선수 선택을 존중할 것이다. 이대형이 FA 신청을 하든, 아니든 우리는 그에 맞게 협상 준비를 할 것이다. 팀에 필요한 선수인 건 분명한 사실"이라고 밝혔다.
김 용 기자 awesome@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