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아시아 프로야구 챔피언십(APBC) 2017'에 출전하는 야구대표팀이 5일 잠실구장에서 훈련 및 기자회견을 가졌다. 선수들의 훈련을 지켜보며 미소짓는 선동열 감독의 모습. 잠실=허상욱 기자 wook@sportschosun.com/2017.11.05/ |
|
"함께 도쿄올림픽에 가는 것, 그게 바로 내 꿈이다."
한국 야구국가대표팀 지휘봉을 쥔 선동열 감독에게는 오랜 '꿈'이 있었다. 태극마크를 가슴에 달고 한국 야구의 미래를 키워가겠다는 것. 그리고 언젠가 그 미래들과 함께 올림픽 무대에서 한국 야구의 위상을 드높이겠다는 원대한 꿈이다. 그의 꿈이 착실히 커나가고 있다. 일단 첫 단추는 잘 꿰었다.
16일 일본 도쿄돔에서 막을 올리는 아시아프로야구 챔피언십 2017에 출전하는 '선동열호'는 대회 취지에 맞게 전부 24세 이하 그리고 프로 3년차 이하의 선수로 구성돼 있다. 지난달 10일에 대표팀 최종 엔트리 25명을 확정 발표할 때부터 선 감독의 확고한 철학이 담겨 있었다. 선 감독은 일본이나 대만과는 달리 와일드카드를 단 한 명도 뽑지 않았다. 당시 선 감독은 "(한국야구의)미래를 위해서라도 젊은 선수에게 기회를 주는 게 낫다. 이번 대회가 젊은 선수들에게 좋은 기회가 될 것"이라고 했었다.
단순히 이상적으로만 생각해 정한 게 아니었다. 선 감독에게는 현실적으로도 확실한 이유가 있었다. 그는 2020 도쿄올림픽까지도 구상하며 대표팀 멤버를 뽑은 것이었다. 그의 이런 계획은 5일 잠실구장에서 대표팀 첫 합동훈련에 앞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드러났다.
선 감독은 "지금 대표팀 25명 엔트리 중에 도쿄돔을 경험한 선수가 단 한 명도 없다"고 말문을 열었다. 이어 "그런데 앞으로 도쿄올림픽이 있다. 아직 야구 경기장이 정해지진 않았지만, 아마도 일본 야구의 심장과 같은 도쿄돔이 선정될 확률이 클 것이다. 내가 와일드 카드를 안 뽑은 이유도 거기에 있다. 이번 대표팀 선수들이야 바로 한국야구의 미래다. 이 선수들을 데리고 한 번이라도 더 도쿄돔 경험을 시키는 게 내 꿈이었다"고 밝혔다.
결국 선 감독은 이번 대표팀을 구성하며 3년 뒤인 2020년 도쿄올림픽까지 내다보고 있던 것이다. 손자병법에서는 '지피지기면 백전불태'라고 했다. 여기에는 전쟁이 펼쳐지는 지형을 아는 것도 포함된다. 결국 도쿄 올림픽에서 좋은 성적을 내려면 경기장 선정이 유력한 도쿄돔 환경에 미리 적응할 필요가 있다는 게 선 감독의 '큰 그림'이었다.
그의 꿈은 여기서 멈추지 않는다. 이번에 손발을 맞춘 25명 대표팀 멤버를 그대로 이끌고 올림픽 무대까지 평정하겠다는 원대한 포부가 있다. 선 감독은 "욕심 같아서는 이 25명 멤버를 그대로 데리고 끝까지 가고 싶다. 물론 대회가 열릴 때의 최고 기량 선수를 뽑는 원칙은 당연하다. 하지만 지금 대표팀 멤버들이 그때까지 잘해준다면 계속 함께하고 싶다"는 희망을 피력하는 동시에 선수들의 분발도 촉구했다. 선 감독의 꿈이 과연 실현될 수 있을까. 결코 헛되이 들리지는 않는다. 눈앞의 결과보다 미래를 바라보며 치밀하게 준비하고 있기 때문이다. 그의 꿈이 옹골차게 여물 날이 기대된다.
이원만 기자 wman@sportschosun.com
축구토토 승무패 적중, NBA 필살픽 다수 적중 스포츠조선 바로가기[스포츠조선 페이스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