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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5일 오후 광주 기아챔피언스필드에서 2017 KBO리그 포스트시즌 한국시리즈 1차전 KIA 타이거즈와 두산 베어스의 경기가 열렸다. 경기 전 문재인 대통령이 경기장을 찾아 시구 행사를 펼쳤다. 힘차게 시구하고 있는 문 대통령. 광주=송정헌 기자 songs@sportschosun.com/2017.10.25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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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연 KIA 타이거즈 선수단은 문재인 대통령의 초대를 받을 수 있을까.
2017 시즌 프로야구는 KIA 타이거즈의 우승으로 막을 내렸다. KIA는 한국시리즈 2연패의 강팀 두산 베어스를 4승1패로 꺾으며 프랜차이즈 사상 11번째 우승을 차지했다.
이번 한국시리즈는 양팀의 치열했던 승부도 인상 깊었지만, 1차전 깜짝 시구자가 더욱 강한 인상을 남겼다. 한 사람의 등장에 전국민이 환호했다. 주인공은 문재인 대한민국 대통령. 지난달 25일 광주기아챔피언스필드에서 열린 양팀의 1차전을 앞두고 원래 시구자로 예고된 김응용 대한야구소프트볼협회 회장을 대신해 문 대통령이 마운드에 올랐다. 문 대통령은 대선 당시 유권자들의 투표 독려를 위해 이벤트를 했다. 투표 인증샷을 올리며 응원하는 야구팀을 선택하면, 가장 많은 인증을 한 구단 연고지에 가서 시구를 하겠다고 했다. 그 때 가장 많은 인증을 한 팬들이 KIA 팬들이었다. 문 대통령은 가장 중요한 1차전 시구로 팬들과의 약속을 지켰다.
예상은 됐었지만, 팬들의 반응은 상상 이상이었다. 뜨거운 환호에 문 대통령도 밝은 표정으로 답례했다. 문 대통령은 시구 후 바로 자리를 뜨지 않고, 중반까지 경기를 지켜봤다. 부인 김정숙 여사와 함께 치킨을 먹는 소탈한 모습이 화제가 되기도 했다. 대통령으로서 가장 인기가 많은 국민 스포츠 큰 행사에 의무적으로 시구를 한 게 아니라, 선수단과 팬 등 현장 모든 이들과 함께 호흡을 하는 모습에 많은 이들이 진심을 느끼고 감동을 받았다.
문 대통령의 시구는 대통령이 관심을 가지면, 그 분야에 미치는 파급 효과가 얼마나 큰 지 잘 보여줬다. 많은 국민들이 즐기는 프로 스포츠를 위해 문 대통령이 선물을 해줄 수 있는 게 하나 더 있다. 바로 우승팀 KIA 선수단을 청와대에 초청하는 것이다.
미국에서는 4대 프로스포츠 우승팀들이 백악관의 초청을 받는다. 함께 기념품을 주고받고, 티 타임을 가지며 덕담도 나눈다. 해당 구단과 선수단은 이를 큰 영광으로 생각한다. 프로 스포츠의 위상이 올라가는 일이다. 버락 오바마 전 대통령은 시카고 출신으로 화이트삭스의 골수팬으로 유명하다. 그런 가운데 지난해 월드시리즈에서는 지역 라이벌 컵스가 우승을 했다. 오바마 대통령은 컵스 선수단을 백악관에 초청해 축하 아닌 축하를 건네며 화기애애한 분위기를 연출했었다. 물론 강성인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자신을 비판한 미국프로농구 골든스테이트 워리어스 선수단 초청을 취소해버린 일도 있기는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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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5일 오후 광주 기아챔피언스필드에서 2017 KBO리그 포스트시즌 한국시리즈 1차전 KIA 타이거즈와 두산 베어스의 경기가 열렸다. 경기 전 문재인 대통령이 경기장을 찾아 시구 행사를 펼쳤다. 시구를 마친 문재인 대통령이 김정숙 영부인과 함께 야구를 관전하고 있다. 광주=송정헌 기자 songs@sportschosun.com/2017.10.25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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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민국에서는 그런 역사가 없었다. 올림픽 메달리스트들이 초청된 사례는 있었지만, 프로 우승팀 초청은 만약 성사가 된다면 최초다. 무작정 미국의 문화를 따라할 필요는 없지만, 좋은 것이라면 받아들이지 않을 이유도 없다. 우리는 선수단 뿐 아니라 선수단 가족이나, 구장 미화원 등 보이지 않는 곳에서 묵묵히 일하는 숨은 주인공들을 초청하는 등 우리 식의 새로운 문화로 발전시키면 된다. 본지는 문 대통령이 광주, 부산에서 해태 타이거즈, 롯데 자이언츠의 올드 유니폼을 입고 유세를 했을 때 새 대통령이 프로 스포츠 우승팀을 청와대에 초청하면 어떨까라는 내용의 기사를 게재했었다. 당시 기사를 본 KIA 김기태 감독은 "정말 환상적인 일일 것이다. 어느 팀이 초청을 받든, 그런 영광스러운 일이 생기면 프로야구에 대한 국민들의 관심도 높아지고 선수들도 자긍심을 가질 수 있을을 것"이라며 반겼다.
문 대통령이라면 충분히 기대를 해볼만 하다. 야구에 대한 애정이 많기 때문이다. 고 최동원 한화 이글스 전 2군 감독의 열렬한 팬이고, 이승엽의 은퇴 때도 직접 메시지를 전달했다. 시구 자세도 남달랐다. 야구 명문 부산고 출신임을 제대로 증명했다. 현장에서는 당시 "잠깐 연습한다고 던질 수 있는 폼이 아니다"라며 놀라워했었다.
물론, 국정 운영에 눈코 뜰 새 없이 바쁜 대통령이다. 스포츠 외 다른 많은 중요 분야에 대한 일처리가 더 중요할 수 있다. 초청 건이 성사되지 않는다고 해도, 뭐라 할 사람은 아무도 없다. 다만, 만약에라도 초청 건이 현실화 된다면 스포츠 업계 종사자 중 한 명으로서 더할 나위 없이 기쁠 듯 하다. 이후 야구 뿐 아니라 축구, 농구, 배구 등 프로 스포츠 우승팀들의 초청으로도 발전될 수 있는 사안이다.
스포츠1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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