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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렇게 LG 트윈스와 넥센 히어로즈는 같은 곳에서 다시 만나게 되는 것인가.
하지만 9월 들어 그 평행이론이 균열 조짐을 보였다. LG가 먼저 무너지는 듯 했다. 방망이가 차갑게 식었다. 하지만 LG가 지난 7일과 8일 열린 넥센 맞대결을 앞두고 선두 KIA 타이거즈 2연전을 모두 쓸어담으며 기적같이 살아났다. 그리고 넥센 2연전 1승1무를 기록했고, 그 때부터 넥센이 흔들리기 시작했다. 그렇게 LG가 가을야구 막차 티켓 최종 승자가 되는 듯 보였다.
하지만 두 팀은 서로를 버리지 않았다. 밑에서 차분하게 기회를 보던 SK 와이번스가 대폭발했다. SK는 LG에 1무1패를 하고 온 넥센에 2연승을 거두며 진격을 시작했다. 그리고 SK의 약진에 두 팀이 주눅이 들었다. 최근 지는 패턴도 비슷하다. 모든 힘을 쏟아붓고 접전 상황 마지막 집중력 싸움에서 진다. LG가 kt 위즈를 상대로 이틀 연속 끝내기 패배를 당하니, 넥센도 기다렸다는 듯 NC전 연장 끝내기 패를 당했다. LG는 같은날 한화를 상대로 7회 1-0 리드를 가져갔지만 결국 불펜진이 무너지며 1대3 역전패를 당하고 말았다. 공교롭게도 한화는 LG를 혼내주기 전, 넥센을 만나 2연전을 모두 승리로 장식했었다.
넥센도 마찬가지. 잘해주던 선발 최원태가 부상으로 이탈하며 팀이 흔들리기 시작했다. 잘 버텨주던 불펜진도 이제 방전 수준이다. NC전 김상수가 무려 44개의 공을 뿌리고도 패한 건 팀 분위기에 큰 영향을 미칠 것이다. 김세현의 이적, 한현희의 부진, 조상우의 복귀 실패 등이 가져온 참사다.
과연, 올시즌 비슷한 행보를 보여온 두 팀의 시즌은 이대로 끝일까 아니면 기적적으로 살아나 홀로 다른 길을 갈 팀이 나타날 수 있을까. 16일 경기 후 땅을 치던 양팀은 연승중이던 SK가 롯데 자이언츠에 덜미를 잡힌 것을 보며 조금이나마 위안을 받았을 것이다.
김 용 기자 awesome@sportschosun.com